제742장 사랑은 쉽게 변하는 것이라고

이서아가 결연하게 절벽에서 뛰어내리기로 했던 건 사실 이미 얘기가 된 것이었다. 기사가 갑자기 서이산에 나타났을 때부터 그들은 수상함을 눈치챘다. 전에 노정민이 오지성의 손에서 기사를 뺏어왔다고 얘기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 뺏겼는데 오지성 쪽에서 쫓지 않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건 그들이 알고 있는 오지성의 행동 패턴과 너무나도 달랐다. 기사가 서이 별장 쪽에서 맴돌았던 건 사건 주범과의 만남일 수도 있지만 일부러 그들에게 덫을 놓고 있을 수도 있었다. 만약 정말 덫을 놓고 있는 거라면 기사는 낚싯대고 낚싯대를 잡은 사람은 이상할 만큼 조용한 오지성일 것이다. 그래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두 가지 준비를 했다. 주범과 만남이라면 그 사람을 잡는 것이고 덫을 놓은 거라면 오지성의 시나리오대로 이서아가 가짜 죽임을 당해서 오지성을 용산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미 준비된 일이었기에 이서아가 절벽을 뛰어내리는 위치, 거리, 높이 모두 철저히 계산된 것이었다. 그리고 아래 그물망을 설치해 이서아의 안전을 보장해 주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것은 한수호가 이서아를 따라 같이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이서아를 제외한 누군가를 받을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기에 한수호가 절벽에서 뛰어내릴 때 자칫하면 정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지영이 백미러로 뒷좌석에 앉아 있는 이서아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서아는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고 앉아 있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한 건 찰나의 순간, 이서아가 한수호를 잡았기 때문이다. 신영 별장에 도착하고 김지영이 앞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도우미가 문을 열며 물었다. “누구 찾으세요?” 김지영이 인사를 하려고 할 때 마침 강소현이 주방에서 한약을 들고나왔다. 그리고 문 앞에 서 있는 이서아를 보자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에는 어쩐 일이죠?” 그러자 이서아가 대답했다. “한 대표님을 뵈러 왔어요.” “가식적이기는. 취침하셨으니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강소현이 냉랭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