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7장 고씨 가문의 자식

여진수는 몇 초간 침묵한 후 담담하게 말했다. “수호야, 너 며칠 전에 감기 걸렸잖아? 이미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서 쉬어.” 한수호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날 믿지 않는 거야?” “난 단지 작은 고모의 안전을 보장하고 싶어,” 여진수는 힘없이 말했다. “더 이상 소혜가 어떤 위험도 겪게 할 수 없어.” 한수호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안승원도 자연스럽게 그와 함께 나갔다. 한수호는 병원을 나서며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실망이나 화난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가 차 문을 열고 막 타려는 순간 안승원이 그를 붙잡았다. “수호야, 우리 어디 가서 이야기 좀 하자... 임정우에 관한 거야.” 한수호는 뒤를 돌아보며 안승원을 바라보았다. 표정이 다소 엄숙한 안승원은 뭔가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기에 한수호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말했다. “우리 집으로 가자.” “좋아.” 한수호는 지금 신영 별장에 살고 있었다. 문을 열고 불을 켜자 안승원은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집안은 적막하고 사람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수호는 원래 외부인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더더욱 그랬다. 때문에 가정부는 그가 출근할 때만 와서 청소했다. 안승원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런 곳에서 혼자 살다 보면 없던 병도 생기겠어.” 너무 우울한 환경이었다. “조용해서 나쁘지 않아.” 한수호는 무뚝뚝하게 한마디만 하고 발코니로 걸어갔다. 거기에는 통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 세트를 발견한 안승원은 주전자에 물을 끓였고 한수호는 찻잎을 꺼내왔다.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에 두 사람은 차가운 달빛 아래서 물을 끓여 차를 마셨다. 한수호는 먼저 그에게 담배 한 개비를 건넸다. 안승원은 그것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담배갑 전체를 가져갔다. ‘폐가 안 좋은데도 담배를 피우다니. 죽고 싶어 안달이 났나?’ 한수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 “고씨 가문의 아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