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6장 기분 전환의 도구

이서아가 샤워하고 누우니 시간은 이미 새벽 4시가 되어 있었다. 오늘 하루 정말 너무 바삐 돌아쳤고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났다. 태성에서 용산으로 돌아와 교도소로 가서 유지호를 만났고 서선행의 연락처를 받아 여진수에게 넘겼다. 그리고 딤섬 집으로 가서 정유리와 작별하고 신강인을 도와 신하윤의 결혼 선물을 골라줬다. 오후에 호텔로 돌아오는데 차 사고가 났고 신강우와 신강훈이 올 때까지 병원에서 신강인을 5시간이나 지켰다. 그러다 야밤에 경찰서로 잡혀갔고 한수호를 만난 것도 모자라 강소현과 말다툼했다. 교통사고와 옛 사건도 모두 오지성이 그녀를 무너트리기 위해 한 짓이라는 걸 확정하게 되었고 하은영의 차로 호텔로 돌아왔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머리를 쉴 틈 없이 돌렸더니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았다. 날이 어렴풋이 밝아와서야 눈을 잠깐 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9시가 채 되기 전에 요란한 벨 소리에 눈을 떴다. 이서아는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찾아냈지만 의식은 아직 흐릿한 상태였다. “여보세요...” “아직 잠에서 안 깬 거야?” 누군가 수화기 너머로 이렇게 물었다. 뭐라고 말하는지 잘 듣지 못한 이서아가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옹알거렸다. “뭐라고요?” 혹시나 이서아가 깰까 봐 그러는지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자. 점심에 다시 전화할게.” “음...” 이서아가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다시 잠에 들었다가 12시가 되어서야 다시 깨어났다. 그제야 아침에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임정우라는 걸 알아챘다. 이서아가 경찰서로 불려 갔다는 사실을 아무래도 김지영이 임정우에게 알린 것 같았다. 샤워를 마친 이서아가 물을 한 잔 들고 베란다 앞으로 가서 마셨다. 다 마시기도 전에 임정우가 전화를 걸어왔다. “시간이 너무 칼 같은 거 아니에요? 10분만 일찍 전화해도 아직 자고 있을 텐데.” 이서아가 전화를 받더니 이렇게 말했다. “경철서는 연락 넣었어. 다시는 함부로 너를 경찰서로 데려가지는 못할 거야. 무서워하지 마.” “내가 왜 무서워해요?” 이서아가 느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