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5장 잃어버릴 것 같은 불안함

정유리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울먹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이렇게 말했다. “아니요.” 정유리는 이 말을 뒤로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이서아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사실 유지호는 복역이 끝나면 찾아가도 되냐고, 앞으로 다시 만날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어 했다. 정유리는 유지호가 물어보려고 한 게 뭔지 대략 알아챈 것 같았다. 아니라는 대답은 찾아오지 말라고, 다시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대답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사람을 다치게 하는 자는 결국 자기 자신도 다치게 된다. “왜 매번 밥 먹으러 나오면 마주치는 거죠?” 머리 위에서 웃음기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든 이서아가 놀란 듯 웃으며 말했다. “신 교수님이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 이서아가 얼른 웨이터에게 테이블을 정리하고 차를 내오라고 부탁했다. 신강인이 자리에 앉으며 웃었다. “내 동생 신하윤, 기억해요?” “당연히 기억하죠.” “곧 결혼해요.” 이서아가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물었다. “이렇게 급하게요?” 신강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건 아니에요. 너무 오래 소식을 듣지 못해서 갑작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데 만난 지는 2년 정도 돼요. 혼담도 반년 정도 나눴고. 결혼식 날짜는 구정 뒤로 잡았어요. 금 장신구를 선물로 주고 싶어서 오늘 시간 난 김에 백화점으로 왔죠.” 신강인이 이렇게 말하더니 손에 든 큰 액세서리 상자를 꺼냈다. 안에 적어도 12, 13개의 액세서리가 들어 있었다. “하나 골라요.” 이서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어디 아파요? 동생 신혼 선물에서 고르라니요?” 신강인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택 장애가 있어서 참조하게 도와달라는 건데 설마 선물하려는 건 줄 알았어요? 고설아 씨 지금 나보다 더 잘 살잖아요. 오히려 내가 선물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 이서아은 자기가 오해했음을 깨닫고 코를 훌쩍이더니 액세서리를 찬찬히 살피다가 비녀를 하나 골랐다. “이거 박쥐예요. 서쪽 지역에서는 박쥐를 뱀파이어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서 불길하게 생각하지만 우리는 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