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6장 5배의 대가

유지호가 수감실로 돌아오자마자 교도관이 다시 문을 열더니 누군가 만나러 왔다고 했다. “아는 사람은 내가 수감 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모르는 사람은 내가 휴가 나온 줄 알겠어요.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유지호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도관이 호통쳤다. “잔말 말고 당장 나와요.” 유지호가 걸어 나오더니 교도관에게 압송당해 면회장으로 향했다. 이번엔 누구인지 궁금했는데 오지성이 난간 앞에 서 있자 멈칫했다. “너야?” 유지호에게 일이 터진 뒤로 오지성은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돈을 빌려주는가 하면 여러 방법을 생각해 줬고 뒤에 제보를 받고 위에서 그를 잡으려 한다는 소리를 듣고 인맥을 이용해 유지호를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금액이 너무 크고 영향이 너무 안 좋았기에 빼낼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손을 뗐다. 오지성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나를 변호사로 선임하면 형량을 최대한 줄여줄게.” 유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오지성이 물었다. “이서아가 보러 왔다며? 무슨 말 했어?” 유지호가 입술을 적시며 한숨을 내쉬자 하얀 김이 입에서 새어 나왔다. 감옥은 아무리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어도 어디서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지 몸에 한기가 차올랐다. “지성아, 우리 같이 자랐으니까 충고 하나 할게.” 오지성이 물었다. “뭔데?” “이서아, 예전과는 달라.” 오지성이 안경을 벗더니 코트에서 안경 포를 꺼내 천천히 닦았다. “알아. 사성 그룹과 라엘 그룹의 협력을 무산시킬 때부터 이 여자가 달라졌다는 걸 느꼈지. 하지만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손쓸 새도 없이 너를 이렇게 끌어내리다니, 그건 생각도 못 했다.” 오지성이 안경을 썼다. 안경알에 비친 빛이 오지성의 갈색 눈동자에 비치자 눈이 마치 뱀 같았다. “여자 주제에 로피 그룹을 등에 업었다고 정말 용산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는 줄 아나 보지.” 마루도 뱀처럼 음침하고 차가웠다. 테이블에 올려놓은 유지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지성아, 지금이라도 그만둬.” 오지성이 눈살을 찌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