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4장 후회해요?

교도소에서 나온 이서아는 바로 호텔로 가지 않고 쇼핑몰로 향했다. 쇼핑몰에 전통 딤섬 가게가 있었는데 거기서 정유리를 만나기로 했다. 정유리는 조금 먼저 도착해 있었다. 미리 주문한 메뉴가 올라와 있었지만 정유리는 손을 대지 않았고 밀크티만 반병 마셨다. 태성에서 용산으로 날아오자마자 이곳저곳 바삐 돌아치다 보니 너무 배가 고파 앉자마자 바로 젓가락을 들었다. 연속으로 새우 교자와 만두, 닭발을 먹고 나서야 허기가 좀 달래진 이서아가 입을 열었다. “아까 교도소 가서 보고 왔어요.” 정유리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내가 한 짓이라는 거 알았어요?” 이서아가 갈비찜을 하나 집어 들며 말했다. “제보한 사람이 누군지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더라고요. 아마 유리 씨가 그랬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데 그 이름이 나올까 봐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이서아가 눈을 감더니 가방에서 작은 액세서리 상자를 꺼냈다. “방을 정리하다가 서랍에서 이걸 발견했어요.” 크기를 보아하니 반지함 같았다. 이서아는 딱히 열어보지 않고 이서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정유리의 얼굴이 살짝 하얗게 질려 있었다. 이에 미간에 찍힌 빨간 점도 살짝 옅어진 것 같았다. “그날 유지호가 그러더라고요. 동사무소를 지나가는 데 가서 결혼 등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고요. 아마 내가 와이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서아는 없는 말을 지어내기는 싫어 솔직하게 말했다. “그냥 결혼 등기했으면 감옥에 들어갔는데 유리 씨와 아이가 영향받을까 봐 그랬던 거예요.” 범죄 전과가 있는 아버지가 있다면 아이의 미래도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유지호는 정유리와 등기는 하지 않았지만 결혼반지를 선물로 줬다는 건 이미 아내로 생각한다는 뜻이었다. 이서아는 그 반지 함을 보며 약손가락이 자기도 모르게 움직였다. 이서아가 얼른 젓가락을 꽉 움켜쥐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음식을 입에 넣었다. “남자는 결혼반지를 은근히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정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