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2장 나한테 웃고 싶지 않잖아

이서아는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꽉 쥐었다. 몇 초 후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뒤에 있는 차를 따라가세요.” 앞차가 길을 안내하자 이서아의 차는 눈 속에서도 천천히 전진할 수 있었다. 세 대의 차는 느리게 고속도로를 내려와 고속도로에서 5~6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앞뒤로 정원이 있는 2층 복층 주택으로 갔다. 한수호는 주택 입구에 차를 세웠다. 사람들이 모두 차에서 내린 후에야 이서아는 한수호가 비서나 경호원도 없이 혼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검은색 패딩을 입고 있는 한수호는 숨을 쉴 때 입과 코에서 흰 김이 나왔다. 추운 날씨 속에서 그의 눈썹은 더욱 짙고 검게 보였다. 그는 먼저 이서아에게 다가가 그녀가 무사한지 확인한 후 주택의 대문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이서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이 집이 한수호의 것인지 생각했다. ‘왜 이런 곳에 집이 있지?’ 마치 그녀의 생각을 읽은 듯 한수호는 부드럽게 설명했다. “이 집은 내가 지난번 실험실을 보러 왔을 때 지나가다 경치가 좋아서 샀어. 나중에 너와 함께 휴가를 보내려고 했거든.” 이서아는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보내며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실험실은 지난 3년 동안 완성된 것이고 그녀는 3년 전에 죽었는데 그는 그녀가 살아남았는지 모른 채 어떻게 그녀와 휴가를 보내려고 했을까. ‘내 위패라도 데리고 오려 했던 거야?’ 한수호는 문을 열고 나서 전기 스위치와 물 밸브를 열었다. 주택의 인테리어는 유럽 스타일이었고 거실에는 밀폐형 장작 벽난로가 있었다. 한수호는 이서아의 경호원에게 벽난로를 점화하라고 했다. 경호원은 이서아의 명령만 따르기 때문에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서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경호원은 연료실로 갔다. 벽난로는 곧 불타올랐고 그 따뜻함은 눈 속에서 얼어붙은 사람들의 몸속 혈액이 다시 흐르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한수호가 이서아를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 “사람이 많아서 공기가 좋지 않아. 2층 거실로 가자.” 이서아는 잠시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김지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