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1장 나를 따라와

유지호는 머리가 약간 멍해졌다. 이서아가 이 시간에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어젯밤에 자신과 함께 방을 썼지만 소파에서 잔 자신과 달리 침대에서 잔 정유리를 한 번 돌아보더니 잠시 멈추고 말했다. “연이는 옆방에 있어. 가서 아이 좀 봐.” 말을 마친 유지호는 비서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거실에서 이서아를 만났다. 이서아는 벽에 걸린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을 감상하고 있었다. “고설아 씨, 미리 말도 없이 어떻게 오셨어요? 저 방금 일어났는데 이거 실례인 거 아시죠?” 유지호는 계단을 내려가며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녀가 입고 있는 붉은색을 띠며 짙은 퍼플색으로 그라데이션이 되는 롱코트는 단정했으며 허리는 가죽 벨트로 얇게 묶여 있었다. 그 아래로 짧은 부츠를 신어 멋과 따뜻함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유지호는 어젯밤 정유리가 자신을 이서아의 대체품으로 여긴다고 비난한 말을 떠올렸다. 당시 이서아가 갑자기 ‘죽었을’ 때 그는 약간 미련이 남긴 했지만 둘 사이에 깊은 감정이 없었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면서 이서아에 대한 그의 감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 그는 오히려 정유리의 일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서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공항에 가야 해서요.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요. 유 대표님, 이 그림은 진품이 아닌 거죠?” “물론 아니죠. 진품은 바티칸 시스틴 예배당에 걸려 있어요. 하지만 이 그림도 고급 모작이에요. 당시 몇억이나 주고 샀다고요.” 유지호는 그녀의 옆에 다가가며 약간의 호기심을 보였다. “공항에 간다고요? 고설아 씨 어디 가요?” 이서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답했다. “유 대표님, 잊었어요? 로피 그룹이 포레스트 그룹과 협력한 후 신에너지 프로젝트에 로피 그룹이 참여하게 되었어요. 전 이미 완성된 실험실을 점검하고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파악해야 해요.” “그러네요. 어젯밤 너무 많이 마셔서 지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요.” 유지호는 이마를 두드렸다. “그럼 고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