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1장 걱정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파티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자선 행사가 세 손가락 안에는 들 것이다. 명예를 쫓기 위해서든 진심이든 마음보다 중요한 건 행동이었다. 이서아가 초대장을 보내자마자 시간이 맞는 사람들은 다 이서아의 체면을 봐서 참석하려 했다. 삭막한 겨울은 경마하기 좋은 계절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 말을 타고 달리며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칼바람을 느끼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아닐 수 없었다. 한 바퀴 달리고 온 유지호가 빨간 상의에 하얀 바지를 맞춰 입은 이서아가 느긋하게 말을 타고 마실 하는 걸 보고는 웃으며 소리쳤다. “고설아 씨, 대결 한판 어때요?” 이서아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삐를 단단히 잡으며 말했다. “유 대표님이 초대하는데 당연히 따라야죠. 가요.” 이서아가 방향을 돌리더니 자세를 고쳐 앉으며 소리쳤다. “이랴.” 말이 주인의 명령에 따라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승마장 옆에는 대회를 구경할 수 있게 만든 관중석이 있었는데 바람을 막기 위해 텐트를 둘러놓았고 미쉐린 셰프가 뷔페를 모자라지 않게 계속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런 식의 파티는 사람들은 연회장에 가득 몰아놓고 음악이나 들으며 춤을 추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한수호는 관중석에 서서 멀리서 달리는 두 말을 바라봤다. 까만 말과 하얀 말은 꽤 오래 추격전을 벌렸지만 우열을 가리긴 어려웠다. “한 대표님 기억나요? 고설아 씨 전에 다른 건 다 해도 승마는 못했잖아요.” 옆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한수호가 고개를 돌렸다. 신강인도 이서아가 달리는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에 여기로 승마하러 온 적 있는데 그때는 방향도 잘 못 가눴는데 말이에요.” 한수호도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신강우도 승마장에 있었다. 이서아가 승마는 못 한다고 하자 신강우가 억지로 가르치려 했고 화가 난 이서아가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 억지로 고삐를 당겼다. 자극을 받은 말이 앞발을 높이 드는 바람에 두 사람 모두 말에서 떨어질 뻔했다. “고작 3년밖에 안 지났는데 지금은 얼마나 잘 타는지 봐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