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0장 더 어울리다

“어제저녁에 왔어요.” 신강인은 말도 없이 바로 자리에 앉더니 이서아에게도 앉으라고 했다. “학교가 방학하자마자 요즘 소문이 자자한 고설아 씨 얼굴 보려고 달려왔죠.” 이서아는 신강인이 놀려주자 약이 오르면서도 웃겼다. 김지영에게 얼른 차를 다시 올려달라고 말했다. “전에 연기한답시고 직접 프랑스까지 불렀는데 고맙다는 인사 하기도 전에 떠났더라고요.” 신강인이 말했다. “어쩔 수 없었어요. 공무 집행 중이라 묶여 있었거든요.” “신 교수님이 나타나야 한수호와 다른 사람들도 결혼하는 사람이 나라고 믿고 결혼식을 망칠 거예요. 그렇게 사성 그룹과 라엘 그룹의 협력을 깰 수 있었던 거고요.” 이서아가 신강인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형님이 뭐라고 하지 않던가요?” 신강인이 고개를 저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물어는 봤어요. 그런데 책임을 서아 씨한테 다 밀었죠. 청첩장이 와서 서아 씨가 결혼하는 줄 알았는데 나도 이용당한 거라고요.” 이서아가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고생 많았네요.” 이서아 때문에 신강인은 형님인 신강우를 속여야만 했다. “나도 다 생각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돼요.” 신강인이 이서아 앞에 놓인 접시를 내려다봤다. 먹다 남은 디저트가 놓여 있는 걸 보고 바로 화제를 돌렸다. “맛있어요?” 이서아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사실 맛있긴 한데 너무 달아요. 나는 단 거 싫어해서 못 먹겠어요.” 신강인이 더는 물어보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고맙다면 밥이나 사요.” 이서아가 흔쾌히 수락했다. “뭐 먹고 싶어요? 마음대로 골라요. 이제 예전의 그 신 교수님이 구제해 줘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이 조교가 아니에요.” 신강인이 그럴싸한 표정으로 말했다. “비싼 거 얻어먹어야겠네요.” 이서아가 웃음을 여우 참아냈다. 웨이터가 따듯한 차를 내오자 이서아가 받으려는데 신강인이 한발 빨랐다. 신강인이 주전자를 들어 이서아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 향긋한 차향이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했다. 옛친구가 만났으니 털어놓을 얘기도 많았다.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