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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장 좀 껴입고 다녀

오늘 기사만 데리고 나온 이서아는 느긋한 표정으로 차 앞에 서 있다가 한수호가 차에서 내리자 웃으며 인사했다. “한 대표님.” 한수호는 오늘 여전히 어두운 색감의 옷을 입었다. 까만 스웨터에 긴 트렌치코트를 입은 한수호는 눈빛이 차갑고 도도했다. 이서아와 시선이 마주치자 한수호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권 변호사 보러 왔어?” 이서아가 되물었다. “그러는 한 대표님은 여진수 씨 찾으러 온 거예요?” 한수호가 대답했다. “진주 아파트 지나가던 길에 권 변호사 좀 보고 가려고.” 한수호는 다소 얇아 보이는 이서아의 옷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용산은 파리보다 추우니까 뭐 좀 껴입고 다녀.” 이서아가 웃음을 터트리더니 그 말에 대꾸하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볼일 보세요. 나는 먼저 가볼게요.” 차에 올라 차 문을 닫는데 한수호가 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한수호는 이미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뒷모습은 여전히 훤칠한게 변함이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한수호는 꽤 따듯하게 챙겨입은 것 같았다. 날씨가 춥긴 했지만 한수호는 전에 스카프를 하는 걸 즐기지 않는 걸로 기억했다. 스카프를 하면 답답하고 숨이 올라오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 용산은 눈이 내리기 전인데 벌써 스카프를 하고 있었다. 이서아는 손가락으로 무릎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가 운전 기사에게 그만 가자고 했다. … 사람들이 진정할 수 있게 이틀 정도의 텀을 둔 사성 그룹이 로피 그룹과의 협력을 정식으로 선포했다. 로피 그룹은 라엘 그룹을 대신해 사성 그룹에 자금 지원을 해줄 예정이었다. 사성과 로피 그룹은 체결식까지 열었다. 이번에는 기자들이 대포 카메라를 들이대기 전에 사성 그룹이 직접 라이브로 현장을 대중들에게 전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소식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네티즌들은 로피 그룹에서 파견한 대표가 ‘아내를 죽이고 시체를 바다에 버렸다’는 기사에 나오는 아내인 이서아임을 알아봤다. 이서아는 지금 고설아로 활동했지만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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