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5장 달라진 모습
한수호의 머릿속에 한가지 추측이 떠올랐다. 그는 이서아의 손을 잡고 장갑 속에 숨겨진 손가락을 하나하나 눌러보았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 손가락이 모두 멀쩡히 붙어 있었다.
한수호는 눈을 감으며 자신이 생각한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서아는 그의 가식적인 행동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러고는 다른 손을 뒤로 뻗어 김지영에게서 가죽 봉투를 건네받았다.
이서아는 손을 거두어들이며 동시에 봉투를 그에게 내밀었다.
“잡담은 나중에 하자고 했잖아요. 지금은 일 얘기만 해요. 한 대표님께서 흔쾌히 계약서에 서명하셨으니 제가 작은 선물을 드릴게요. 이번에 멋지게 한 판 뒤집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죠.”
그 봉투는 꽤 묵직했다. 하지만 한수호는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대뜸 물었다.
“나중이라는 게 언제야?”
“한 대표님,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제가 이번에 용산에 오래 머무를 예정이니 충분히 시간이 있을 거예요.”
이서아는 이미 계약서를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서 한 대표님을 위해 ‘해명’해드릴게요.”
이서아는 김지영과 함께 동쪽 응접실을 떠났다.
유지호를 비롯한 세 사람은 모두 심각한 표정이었다. 비록 몇 마디의 대화였지만 그들은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이서아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마치 모든 상황이 그녀의 계산 안에 있는 것처럼 지나치게 여유로웠다. 그녀는 이미 승리를 확신한 반면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휘말려 있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유지호는 한수호에게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한수호는 봉투 안에 든 물건을 확인한 뒤 얼굴이 일그러지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큰 보폭으로 동쪽 응접실을 빠져나갔다.
세 사람은 그를 뒤따라 응접실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역시 한씨 가문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난장판이었던 빈소가 짧은 십여 분 만에 다시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되찾았다.
불은 이미 진압되고 하얀 천이 다시 걸렸으며 촛불도 다시 밝혀졌다. 애도곡이 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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