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8장 살인 혐의

몇 장의 사진과 음성이 동반되지 않은 짧은 동영상뿐이라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애매모호함이 오히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병실 안의 한웅이 숨을 거둔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 병실 밖에서 장남과 계모가 재산 다툼을 벌이고 있었으니 이는 도덕적인 측면에서나 가십거리로도 충분히 논란이 될 상황이었다. 게다가 한수호는 이미 이전부터 여러 화제 속에 등장했던 인물이라 인지도가 높았다. 그래서 이 사건은 반나절 만에 온라인 전체에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더욱이 한수호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직접 행동에 나섰기 때문에 여론은 대부분 김은실의 편에 섰다. 다수가 한 명을 괴롭히고 힘으로 제압했다는 비난과 함께 상대가 계모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한수호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스타 그룹의 홍보팀은 당연히 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고 즉각적으로 돈을 들여 화제의 검색어를 삭제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그 이면에도 누군가 이 사건을 더욱 부추기고 있었다. 하나를 지우면 또 다른 화제가 올라왔고 스타 그룹이 계속해서 이슈를 억누르려 하자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발심이 커져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한수호는 단숨에 ‘재계의 귀공자’에서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홍보팀은 이제 감히 섣불리 움직이지 못한 채 급하게 하은영에게 전화를 걸어 한수호에게 보고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시각 한수호는 이미 본가에 마련된 빈소에서 하은영은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의 말씀은... 지금은 회장님의 장례식이 우선이니 다른 일은 신경 쓰지 말라는 뜻입니다.” 신경 쓰지 말라니? 이대로 여론이 계속 커지도록 내버려두겠다는 뜻인가?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김은실이 재산을 노리고 여론을 이용해 한수호를 압박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이렇게 계속 두면 한수호의 명예는 바닥으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스타 그룹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한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홍보팀은 모조리 해고당할 위기에 처할 것이다. 홍보팀의 직원은 전화기 너머에서 울먹이며 하은영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