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7장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한수호는 더는 김은실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듯 걸음을 옮겼다. 그는 협상할 생각도 협박에 굴복할 마음도 없었다. 그 순간 하은영이 냉정하게 충고했다. “사모님, 언행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한 대표님은 한씨 가문과 스타 그룹을 지탱하는 기둥이십니다. 대표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사모님께도 이로울 게 없을 겁니다.” 하은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이 비서는 죽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순간 김은실은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 “말도 안 돼!” 하은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사람들을 이끌어 한수호를 따라갔다. 김은실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그녀의 말을 되새겼다. ‘죽지 않았다니? 이서아가 죽지 않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한 건데...’ 고수현이 그녀의 비틀거리는 몸을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모님...” 김은실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난 못 믿어! 이서아의 시신이 바다에 버려지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 저건 거짓말이야!” ‘그래. 분명 그런 걸 거야. 한수호가 겁주려는 거야.’ “하지만 하 비서의 말이 맞아요. 도련님께서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스타 그룹도 흔들리고 한씨 가문도 무너집니다. 그러면 저희에게도 득이 될 게 없지 않습니까.” 고수현이 그녀를 설득하려 했지만 김은실의 눈에는 독기가 가득 서렸다. “스타 그룹이 흔들리면 더 좋은 일이지. 그래야 내가 혼란을 틈타 원래 내 몫이던 것과 우리 딸의 것을 되찾을 수 있잖아.” 순간 고수현은 그녀가 한수호에게 손을 쓰려는 것을 눈치챘다. “그럼... 사모님,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김은실은 고개를 들고 복도에 설치된 CCTV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한수호, 내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줄게!” 조인영은 병원의 병실과 복도의 CCTV 영상을 가져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한웅이 사망하기 불과 30분 전 복도의 CCTV가 갑자기 정전으로 인해 작동을 멈추며 아무것도 녹화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병실 내부의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