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2장 면사포
그 누구도 한수호가 갑자기 무대 위로 올라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음악이 뚝 끊기자 화기애애했던 파티장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하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한수호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부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촘촘하게 짜인 면사포는 가까이 서 있어도 안이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천으로 얼굴까지 가리고 있어 생김새를 보아내긴 어려웠다.
한수호는 여자의 손을 으스러지게 잡으며 또박또박 물었다.
“너, 누구야?”
메인테이블에 앉아 있던 라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수호 씨,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이에요? 왜 무대 위로 올라가서는 내 딸의 손을 잡고 있는 거예요?”
라엘은 놀라면서도 의아했지만 결혼식을 파괴하려는 한수호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
아래에서 지켜보던 유지호와 여진수, 신강인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사회자가 얼른 앞으로 다가가 말렸다.
“혹시 신부님 친구신가요? 와주신 건 고마운데 결혼식이 아직 끝나기 전이라 자리로 돌아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결혼식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가 아래로 내려와 여러분께 술을 권할 거예요.”
한수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수호에게 손을 잡힌 신부도 딱히 뿌리치거나 입을 열지는 않았고 면사포 뒤로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린 채 한수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수호야.”
무대로 올라온 여진수가 한수호의 손을 잡으며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고 당부하며 분위기를 만회하려 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신부가 세상을 떠난 친구와 닮아서 살짝 흥분한 것 같네요. 절대 다른 뜻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수호는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였고 고집스럽게 신부가 이서아인지 아닌지 확인하려 했다.
“면사포 내려. 얼굴 좀 보게.”
신랑이 달려와 한수호를 밀쳤다.
“대한어 못 알아들어요? 이 사람 내 와이프예요. 무슨 자격으로 면사포를 벗으라는 거예요. 얼른 그 손 놓고 내려가요.”
한수호는 신랑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더니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로 신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집사에게 내 습관을 알려주고 우리의 취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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