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7장 익숙한 느낌

결혼식은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이었다. 라엘이 몇 달 전부터 초대장을 보내왔기에 한수호,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이 결혼식을 위해 시간을 비워뒀기에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었고 23일 오후에 렉스틴에 도착했다. 오지성만 아직 하던 일이 남아 같은 비행기로 넘어오지 못했고 24일 오전에 도착했다. 세 사람은 각자 비서와 보디가드를 대동하고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라엘의 집사가 얼른 앞으로 다가와 인사하며 그들을 맞이했다. 집사는 렉스틴인이었지만 한국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했다. “한 대표님, 신 대표님, 유 대표님, 렉스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차는 이미 준비되었으니 가든으로 모실 겁니다.” 유지호가 웃으며 말했다. “한국어를 얼마나 배운 거예요?” “10년 배웠는데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유 대표님께서 지적해 주세요.” 집사가 그들을 차로 안내하더니 일부러 한 발 뒤에서 걸어가며 한수호 곁으로 다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대표님,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가든까지 가려면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됩니다. 차에서 좀 쉬고 싶으시면 방해받지 않게 차를 따로 한대 배정해 드리겠습니다.” 한수호가 멈칫하더니 물었다. “누가 그래요?” 비행기에서 잠들지 못하는 습관이 있지만 밖에서 이 얘기를 꺼낸 적은 없었고 그와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꼼꼼한 사람이어야 발견할 수 있었다. 한수호 뒤에 서 있던 하은영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집사를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집사가 그저 웃으며 말했다. “손님이 먼 길 오시는데 접대에 차질이 생길까 봐 특별히 알아봤습니다.” 한수호는 그런 집사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시선을 옮겼다. “아니에요.” 세 사람은 집사와 같은 차를 탔고 다른 사람은 뒤에 있는 차를 탔다. 캠핑카라 안은 널찍하면서도 쾌적했다. 차에 시동이 걸리자 집사가 다과를 가져왔다. 한수호에게는 벽라춘을, 신강우에게는 다르질링 홍차를, 유지호에게는 커피를 내다 줬다. 집사는 그들이 평소에 어떤 걸 즐겨 먹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