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8장 수상한 낌새

유지호가 어깨를 으쓱거리자 집사가 대꾸했다. “맞아요. 수국은 예쁘기도 하고 꽃말이 아름다움과 원만함이니 결혼식에 잘 어울리는 꽃이죠.” 집사가 손을 내밀며 안내했다. “세분 이쪽으로 가실까요?” 한수호는 움직이지 않았다. “집사님, 일단 먼저 결혼식장부터 구경해도 될까요?” 집사는 그래도 좋다면서 바로 파티장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렉스틴에서도 일이 위를 다투는 선두 그룹 수장의 집이라 번화한 건 사실이었다. 가든은 바로크 스타일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하객들이 단독으로 한 건물을 사용했고 파티장도 단독으로 되어 있었다. 파티장에 들어서자마자 세 사람은 걸음을 우뚝 멈췄다. 유지호와 신강우는 잠깐 넋을 잃더니 일제히 한수호를 바라봤다. 한수호의 얼굴도 티 나게 어두워졌다. 파티장은 정교하지 않은 데가 없었고 예쁘기 그지없었다. 한수호가 파티장을 쭉 둘러봤다. 무대와 샹들리에, 러그와 식탁, 그리고 식탁에 놓인 도자기들과 도자기에 담긴 디저트까지 한수호와 이서아의 결혼식에서 준비했던 것과 매우 닮아 있었다. 순간 한수호는 다시 그 현장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때 파티장을 가득 메운 펑 하는 굉음에 한수호가 위층을 올려다봤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집사가 호통쳤다. “접시를 바닥에 떨어트리면 어떡해요? 얼른 치우세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도우미가 실수로 접시를 떨어트려서 난 소리였다. 하지만 그 소리는 김지영이 2층에서 아래로 총을 쐈을 때 난 소리와 매우 닮아 있었다. 한수호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표정이 어딘가 언짢아 보였다. 너무도 닮아있는 현장에 옛날 일이 떠올라 차분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금 파티장을 둘러봤다. 얼핏 보기엔 매우 닮아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많은 디테일이 달랐다. 모든 결혼식장이 닮아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유지호가 집사에게 물었다. “결혼식장에 왜 신랑, 신부의 사진이 안 보이는 거죠? 원래는 밖에 걸어두고 그러지 않나요?” 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반적으로는 그렇습니다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