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0장 목숨값

여진수의 키스는 늘 매혹적이었고 알게 모르게 일부러 권소혜를 유혹하고 있었다. 혀끝에서 펼쳐진 싸움이 권소혜의 숨결을 흐트러트렸다. 숨이 멎을 것만 같아 본능적으로 여진수의 옷깃을 잡자 여진수의 키스가 입에서 턱, 목과 가슴에 떨어졌다. 마치 키스에 중독된 사람 같았다. 권소혜는 못 이기는 척 호응하고 있었다. 몸에서 오는 반응과 생리적인 수요를 참을 수 없는 건 아니었지만 부부 관계를 끝낼 수 없다면, 그래서 여진수가 남편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면 억지로 참을 바에는 그냥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게 하려고 했다. 남자가 잠자리와 사랑을 분리할 수 있다면 여자도 가능했다. 여진수의 스킨십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여진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권소혜는 참기 힘들었는데 손으로 이불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여진수는 고개를 숙여 권소혜의 배에 살짝 키스했다. 임신한 지 6개월이 조금 넘어가고 있던 터라 배가 또 커진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아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나른해진 여진수가 배에 여러 번 키스하다가 갑자기 뚝 멈췄다. 권소혜는 행동을 멈춘 여진수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몽롱한 눈빛으로 물었다. “왜 그래...?” 여진수가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이 녀석이 나 차는데?” 권소혜가 멈칫했다. 태동을 느끼긴 했던 터라 권소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변태처럼 나오래? 아이도 더는 못 봐주겠다는 거 아니야.” 여진수는 권소혜가 드물게 웃자 마음이 다시 설레어와 권소혜의 턱을 살며시 잡고 그 웃음을 집어삼킬 듯이 키스했다. ... 운동을 하고 나니 졸린 건 맞았다. 권소혜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눈꺼풀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여진수는 수건으로 권소혜의 몸을 닦아주고 잠옷을 갈아입혔다. 더는 움직이기 싫었던 권소혜가 이불을 덮고 단잠에 빠졌다. 여진수도 샤워하고 침대로 올라가 뒤에서 권소혜를 꼭 끌어안았다. 권소혜는 그런 여진수가 너무 뜨거웠는지 손을 뿌리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