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8장 뭘 봐
이민정은 그 말이 마음에 퍽 들었는지 섬섬옥수를 쳐들며 부드럽게 말했다.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걸로 하죠. 일단 아이부터 떼고 이혼하게 한 다음에 아이를 잃고 몸이 쇠약해진 틈을 타서 죽여버리는 거죠.”
권소혜가 ‘여진수의 아내’라는 신분으로 죽으면 유산은 남편인 여진수에게 넘어갈 게 뻔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했다.
협의를 달성한 두 여자는 안마 의자에 앉아 계획을 달성한 후 한 사람은 여씨 가문을, 한 사람은 유산을 얻은 아름다운 미래를 꿈꿨다.
마사지사는 청각 장애와 언어 장애를 같이 앓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전혀 거리낌 없이 계획을 짤 수 있었다. 마사지를 받은 두 사람은 레스토랑에서 밥까지 먹었다.
마사지사가 공구함을 정리하더니 마사지룸을 깨끗이 청소하고는 바로 전망대로 향했다.
이 리조트는 산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수풀이 우거졌고 시냇물이 졸졸 흘러내렸다. 전망대는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무조건 시간을 내서 이곳을 한 바퀴 돌았다.
하지만 지금 전망대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마사지사가 고개를 푹 숙이고 밖으로 물러갔다. 깡마른 남자가 덩굴로 만든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옆에는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남자는 손에 작은 주전자를 들고 유유자적하게 차를 마시며 책을 봤다.
마사지사가 남자 뒤로 다가가더니 입을 열었다.
“대표님.”
오지성이 찻잔을 들자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가득 메웠다. 오지성은 차를 한 모금 홀짝이더니 마사지룸에서 들었던 대화를 곧이곧대로 보고했다. 안경을 쓴 오지성의 눈동자가 살짝 어두워졌다.
아이를 지우고 이혼하게 한다라, 이 두 개는 오지성도 원하는 일이었지만 권소혜의 목숨은 절대 지켜야 했다.
두 사람이 정말 뭔가를 꾸며서 대신 앞 두 개를 꼭 완성해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알겠어요.”
유지호가 슬리퍼를 끌고 오다가 마침 이 말을 듣게 되었다. 그는 옆에 놓인 덩굴 의자에 앉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씨 가문과 권씨 가문을 잘 감시하라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