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2장 떼
“저랑 아는 사이라고 했다고요?”
이서아가 물었다.
“저랑 아는 사이면 여기로 오는 게 아니라 묘지로 가야 맞는데?”
그녀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없었다.
임정우가 물었다.
“남자야, 여자야?”
“젊은 남성입니다. 거기다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뭐라고 덧붙였는데요?”
집사가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그게... 아가씨가 자기 몸에 손을 댔으니 책임지라고 했어요.”
“?”
이서아는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순간 정원은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잠깐 고민하던 임정우가 태블릿을 내려놓으며 슬며시 웃었다.
“오? 재밌네요? 일단 들여보내세요. 어떤 사람인지 저도 보고 싶네요.”
이서아는 누군가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사가 그 사람을 데리고 나타나자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사람...’
...
마르헨은 맑은 날씨였지만 용산은 날씨가 한순간 바뀌었다.
오전에 나올 때만 해도 화창하던 날씨가 점심이 되자 흐렸다. 여씨 저택에서 여진수가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는 먹구름이 하늘을 가린 게 언제든 비가 내릴 것 같았다.
시계를 확인해 보니 11시였다. 엄마가 잔소리하는 걸 반 시간쯤 듣고 권소혜에게 밥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로펌에서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 같이 집으로 데려다줬다. 아니면 비 오는 날 혼자 운전하는 게 퍽 걱정되었다.
여진수도 여씨 저택에서 밥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여진수의 엄마 주희가 여진수를 집에 불러들인 건 딱 봐도 같이 식사하려는 게 아니라 하던 잔소리를 여러 번 돌려서 하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엄마.”
소파에 앉아 있던 주희가 얼른 고개를 돌려 여진수의 뒤를 이리저리 살폈다.
여진수는 익숙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그만 봐요. 나 혼자 들어왔으니까.”
주희가 버럭 화를 냈다.
“소혜 데리고 같이 오라고 했잖아.”
“로펌에 일이 있대요.”
“애가 들어선 지 벌써 5개월 차인데 아직도 로펌이야? 집에서 얌전히 출산 준비해야지.”
여진수는 소파에 앉아 피스타치오 몇 개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