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1장 너무 익숙한 느낌

“이건 또 무슨 기괴한 금기래요?” 임정우는 말이 없었지만 표정으로 기분이 잡쳤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시더니 커피가 조금 식었는지 도우미를 힐끔 쳐다보자 도우미가 얼른 새로 한잔 가져다줬다. 이서아가 신문을 힐끔 내려다보더니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한수호도 지금 렉스틴 신문을 보고 있을지도 몰라요.” 임정우가 이서아를 힐끔 쳐다봤다. 아침햇살에 임정우의 눈동자는 옅은 갈색으로 변했지만 그 깊이를 가늠할 수는 없었고 입도 꼭 앙다물고 있었다. 이서아도 오랜만에 이 이름을 꺼냈지만 표정, 말투 하나 변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추궁하지 않으면 말해주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나와 골드 그룹을 경쟁하는 대한제국 회사 스타 그룹 맞죠?” 임정우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이서아가 입꼬리를 당기며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요.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까. 두 번째로 겨룰 때부터 한수호가 아닌지 의심했거든요.” 느낌이 너무 익숙했다. 한수호는 여러모로 존재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비즈니스 수단에도 그의 특징이 묻어나 있었기에 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눈치챘을 것이다. ‘매우’ 익숙한 사람이 한수호라는 걸 알았을 때 이서아의 첫 반응은 역겨움이었다. 한수호 곁에서 3년을 지내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뼈에 새기다시피 했기에 얼굴을 보지 못해도 단번에 한수호임을 알아봤고 숨결에 밴 듯 익숙했다. 마치 정글에서 짐승들이 서로가 남긴 냄새로 상대의 위치를 찾아내는 것처럼 말이다. 한수호도 아마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여 전에 그녀를 이용하거나 함정을 팔 때 노정민이 대신 해주지 않으면 하은영이 도맡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직접 나서는 바람에 이서아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서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나를 한수호와 붙일 생각을 해요? 내가 죽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면 어쩌려고요?” 덤덤한 임정우의 말투는 햇살이 비춘 살얼음판처럼 투명하지만 취약하기 그지없었다. “만약 네가 한수호를 알아본 것처럼 한수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