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6장 여진수의 끼부림

권소혜는 여진수를 강하게 밀어냈다. 성격이 강한 사람들은 구속당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여진수도 알파남이라 그들은 어쩌면 ‘같은 성향끼리 밀어내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내열 장갑을 끼고 전자레인지에서 국수를 꺼내 거실로 가져와 먹기 시작했다. 여진수는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데 능하다. 그는 권소혜가 자신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선을 그으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배가 고파서 음식이 배달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턱을 긁적이며 냉장고를 열고 두 개의 달걀을 꺼냈다. 권소혜는 그가 주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고 국수를 먹으며 휴대폰으로 서류를 보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진수는 그녀의 국수 그릇에 두 개의 반숙 계란을 넣었다. “장미 소금으로 간을 했어. 맛이 괜찮아.” 맛이 어떨지는 몰라도 계란은 아주 잘 익었다. 흰자는 단단하지만 타지 않았고 노른자는 먹음직스럽게 흘러내리며 고소한 향을 풍겼다. 권소혜는 젓가락으로 노른자를 한 번 찌르며 여진수를 향해 물었다. “요리도 할 줄 알아?” 여진수는 강아지 쿠션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잊었어? 내가 아버지에게 쫓겨나서 작은 고모 집에 가서 받아달라고 했을 때 작은 고모가 나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지 않으면 나는 스스로 요리를 해야 했어. 너희 집의 식량을 다 먹어치웠다고.” 그 말에 권소혜는 거의 잊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17, 18살의 반항적이었던 여진수는 어느 날 아버지와 크게 싸우고 집을 나와 권소혜에게 갔다. 그때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나중에 그녀를 보호하고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를 받아들였고 그는 그녀의 집에서 한 달 넘게 살았다. 그때 그녀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학업이 바빠서 그를 돌볼 시간이 별로 없었다. 기억이 나면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겨주었고 기억이 나지 않으면... 십대 소년이 작은 강아지도 아닌데 굶어 죽기야 하겠냐는 생각에 그냥 지나갔다. 여진수의 말에 권소혜는 비로서 그가 그때 정말로 그녀가 먹을 것을 챙겨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