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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장 텃세

고개를 들어보니 신입 비서, 송지수의 얼굴이 보였다. “이 비서님, 바로 처리해 주세요. 급한 파일이라.” 파일을 확인한 이서아가 대답했다. “이건 진병욱 대표님과 진행했던 프로젝트잖아요. 은정 씨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었던 거 아닌가요? 전 그저 그날 미팅에 참석했던 것뿐이에요.” 하지만 김은정은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 팔짱을 낀 채 대꾸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그러시던걸요. 비서 실장은 이 비서님이라고, 비서실의 모든 파일은 이 비서님 소관이라고요.” “그럼 대표님더러 직접 지시하라고 하세요. 이 프로젝트까지 맡으라고 하시면 그때 맡겠습니다.” 말을 마친 이서아가 파일을 김은정 책상으로 휙 던지자 마침 책상에 두었던 컵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 화난 김은정의 모습에도 이서아는 말 없이 다시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내가 멍청이처럼 당하고 있을 줄만 알았나?’ 이때 두 눈을 깜박이던 신하윤은 먼저 이서아의 텀블러를 주운 뒤 김은정의 등을 떠밀며 사무실을 나섰다. “저기, 은정 씨. 저 오늘 첫 출근이라 화장실이 어딘지 모르겠네요. 저랑 좀 같이 가주실래요?” 솔직히 화장실은 핑계일 뿐, 정말 두 사람이 싸우기라도 할까 봐 떼어놓으려는 목적이 컸다. 사무실, 다른 동료들도 이서아에게 말했다. “대표님이 남겨두신 사람이야. 그냥 참아.” 이러다 이서아가 또 좌천이라도 당하면 모든 업무가 다른 비서에게로 돌아갈 테니 걱정되는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잠시 후. 붉은 눈시울을 한 김은정이 또각또각 대표 사무실로 들어갔다. 역시 고자질을 하러 갔던 건지 10분 뒤, 이서아의 전화가 울렸다. “사무실로 와.” 너무나 익숙한 광경에 정작 무덤덤한 본인과 달리 이서아를 바라보는 다른 동료들의 눈동자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대표님.” “책상 위에 올려둔 파일 가지고 나가. 그리고 기사한테 5분 안에 대기하라고 하고.” 옷걸이에 걸린 재킷을 입는 한수호는 그녀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네? 왜요?” 어리둥절한 얼굴의 이서아가 되물었다. “왜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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