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장 무슨 자격으로

이서아는 고개를 돌렸다. “어젯밤에 깊게 잠들어서 몰랐어요.” 한수호는 짙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손을 다 닦고 나서야 말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내가 어젯밤에 나가서 뭘 했는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자 이서아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제가 예전에도 대표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물어본 적 없지 않아요?” 한수호는 수건을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앞으로는 물어봐도 돼.” 이서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도구로 생각하면서 이제 이런 요구까지 한단 말인가? 순간 이서아는 창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의미 없게 느꼈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72시간, 이 시간 동안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이서아는 반박하지 않을 것이다. 한수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서아 옆으로 다가갔다. “뭘 보고 있어?” 그리고 이서아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배 타고 싶어?” 그러자 이서아가 대답했다. “아니요. 그냥 보는 거예요.” “타고 싶으면 내가 태워줄게.” 한수호는 말하자마자 바로 돌아서서 룸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이서아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본 것뿐이었다... 이서아는 어쩔 수 없이 한수호를 따라갔다. 한수호는 언제나 이렇게 독단적이었다. 한수호는 지배인에게 간단히 설명했고 지배인은 곧바로 뱃사공에게 배를 정박하게 했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뱃머리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던 한수호는 여유롭게 배에 올라타더니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손바닥을 위로 하고 손을 내밀었다. 이서아는 그의 손바닥을 바라보며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한수호가 시선을 그녀에게로 옮기려는 순간 그의 손을 잡았다. 한수호가 살짝 힘 주어서 잡아당기자 이서아도 배 위로 뛰어올랐다. 배의 선미에 있던 뱃사공이 재빨리 노를 저었다. 작은 나무배가 앞으로 나아갈 때 약간 흔들리긴 했지만 호수 한가운데서 호숫가 양쪽을 바라보는 것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서아와 한수호 모두 선실에 들어가지 않고 뱃머리에 서 있었는데 두 사람의 실루엣이 호수에 비추어 있었다. 다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