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장 옷에 묻은 피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씻던 이서아는 고개를 들고 거울을 보다가 목에 있는 선명한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 이서아는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안색이 평온해졌다. 이서아는 컨실러를 찾아 자국을 가리고 옷장에서 하이칼라 스웨터를 찾아 입었다. 잠옷을 빨래 바구니에 던져 넣을 때 그 안에 한수호의 옷이 보였지만 어제 입었던 옷은 아닌 것 같았다... 어젯밤 외출했을 때 입었던 옷일까? 흰 재킷에 핏자국이 보여서 몇 번 더 살펴봤다. 하지만 조금 전 한수호는 몸에 다친 흔적이 없는 것 같았다. 이서아는 호기심에 재킷을 집어 들고 봤는데 다른 사람의 혈흔이 한수호의 옷에 실수로 묻은 것 같았다. 이런 종류의 천은 매우 비싼 것이고 냄새가 잘 배는 편인데 맡아보니 희미한 소독약 냄새가 났다. ‘병원에서 피가 묻었나?’ 냄새가 이 정도까지 밴 걸 보면 아마도 병원에 오래 머물렀을 것이다. ‘그런데 어젯밤에 무슨 일로 병원에 갔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이서아는 방에서 나와 보니 한수호도 정장이 아닌 검은 캐시미어 코트로 갈아입은 것을 보았다. 그 코트는 키 크고 반듯한 한수호의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서아는 차에 올라타고 말했다. “대표님, 저녁 먹고 나서 엄마를 보러 병원에 가고 싶어요.” 한수호는 앞을 바라보고 있었고 차창에 비친 그의 옆모습은 라인이 선명하고 우월했다. “네 엄마를 돌보는 의사는 알린 선생님의 조수야. 조수라고는 하지만 주임 교수이기도 해. 병원에는 그분이 지키고 있으니까 네가 굳이 갈 필요가 없어.” “대표님은 정말 이런 마음을 이해 못 하시는 거예요?” 이서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사랑하는 가족이 병원에 입원하면 마음속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곁에 있고 싶은 게 정상이에요. 혹시 어떻게 되더라도 마지막 모습은 볼 수 있잖아요. 그래야 평생 후회하지 않을 거 아니에요?” 한수호는 이서아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코너를 돌았고 차는 중식 요리 전문점 앞에 멈춰 섰다. 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