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장 결혼할 거면 해

이서아는 조금 놀랐는지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귀찮게 해드려 죄송해요.” “별말씀을요. 괜찮습니다.” 기사는 간이침대를 내려놓고 떠났다. 이서아는 그가 이런 것까지 고려해 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침대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른 사람의 길을 막지 않도록 구석에 침대를 놓고 담요를 깐 뒤에 누웠다. 이틀 동안 밤낮으로 서 있느라 허리가 뻣뻣해졌는데 드디어 쉴 수 있었다. 이서아는 처음으로 지구의 중력이 뚜렷하게 느껴지면서 몸 전체가 아래로 무겁게 가라앉는 것 같았다. ... 그 시각, 한수호는 스카이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집에 외부인이 있는 것을 싫어했기에 도우미조차 한수호가 회사에 출근한 뒤에야 집청소를 할 수 있었다. 한수호가 집에 있을 때면 집에는 그 외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그가 코트와 슈트를 벗어 소파에 던지고 샤워를 하려고 할 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니 아버지 한웅이었다. 한수호는 전화를 받은 뒤 스피커 폰으로 해놓고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아버지.” 수화기 너머로 김은실의 목소리도 들렸다. “화내지 마시고 잘 얘기하세요.” 한수호의 무심한 눈빛에 혐오감이 깃들더니 아무 말도 없이 셔츠의 커프스를 풀어냈다. 그때 한웅이 물었다. “오늘 기사를 봤는데 어제 비즈니스 파티에 백인하을 데리고 갔다며?” “기사 보셔서 이미 다 알고 계시면서 왜 물어보세요?” 한수호가 담담하게 말했다. “넌 백인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니?” 한웅는 더 이상 그에게 반드시 백인하와 헤어지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할 건지 물었다. 이번 아버지와 아들의 대결에서 한웅이 먼저 물러난 셈이다. 한수호의 태도는 여전했다. “뭘 어떻게 생각해요?” 그 말에 한웅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남자는 여자와 결혼할 때 자기 사업이나 생활에 내조를 잘해주는 여자를 만나거나 아니면 자기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야 해. 우리 가문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으니 넌 굳이 명문가의 딸과 결혼해서 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