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장 아름

그녀의 질문에 김은실이 설명했다. “네 아버지 사고 내셨을 때 우리 그이가 좀 도와줬잖아. 누가 우연히 본 건지 우리한테 얘기해 주더라고.” 주위를 둘러보던 김은실이 말을 이어갔다. “여기 서 있으면 또 의사들한테 방해될지도 몰라. 우리 근처 카페에서 얘기할까?” 잠깐 고민하던 이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병원을 나선 뒤에야 이서아는 밖에 비가 내리고 있음을 발견했다. 김은실의 운전기사가 우산을 펼치자 이서아가 그것을 받아들었다. “제가 할게요.” 그렇게 카페로 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한수호의 눈에 들어오고 그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 오전의 커피숍은 꽤 한산했고 두 사람은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뭐 주문하시겠어요?” 직원이 메뉴판을 건네며 다가왔다. “서아야, 네가 주문해.” 김은실이 싱긋 웃었다. “모카 한 잔이랑 카푸치노 한 잔 주세요.” “네.” 직원이 자리를 뜨자 김은실이 싱긋 웃었다. “아직도 내가 카푸치노만 마시는 거 알고 있었네. 역시 섬세하다니까. 작년 그이 생일에 선물로 줬던 체스 세트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더라.” 비서로서 누군가의 취향을 눈치 빠르게 알아채리는 건 그녀의 스킬 중 하나였다. “어머님, 아버님께서 절 얼마나 많이 돌봐주셨는데요. 이 정도 효도는 당연한 거죠.”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말했잖아. 우린 너 며느리로 삼고 싶다고.” 이에 이서아가 입술을 잘근 씹었다. “어머님,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랑 대표님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고. 그럼 우리 딸로 지내면 되겠네.” 분명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이서아는 왠지 그 웃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티를 낼 순 없었기에 침묵으로 대신했다. “아버님 많이 다치셨어?” “골절이래요. 깁스까지 하신 걸 보면 꽤 많이 다치신 것 같더라고요.” 이서아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늙으면 뼈가 약해지지. 회복력도 떨어지고. 교도소에 있으면 회복하기도 힘들 텐데. 얼른 빼내는 게 좋지 않겠어? 괜히 후유증 남으면 더 고생이야.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