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장 못 하겠어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이서윤이 움찔하며 의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인공 심장 이식 수술은 위... 위험하다면서요.” 당황스러움에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니야. 지금 그대로 두면 돌아가실 상황에 리스크가 뭐가 중요하겠어. 하지만 서아도 계속 고민하고 있던 것 같은데 나 혼자서 결졍을 내리는 게 맞을까? 수술받고도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인공 심장 비용에 수술비까지 돈이 꽤 들어갈 텐데 서아가 그걸 부담할 수 있을까...’ 환자의 위급함을 알리는 기계 소리에 이서윤은 머릿속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다시 이서아에게 전화를 걸어보아도 들리는 건 얄궂은 기계음뿐이었다. “보호자분 결정하세요. 더 시간 끌면 안 됩니다.” 의사가 재촉할수록 이서윤은 더 당황스러웠다. ‘모르겠어... 내가 그런 결정을 이떻게 해.’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고, 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까지 이서윤은 평생 부모님의 의사에 따라 행동해 왔다. 결혼 전에는 부모님의 결정에, 결혼 뒤에는 남편의 결정에 따른 그녀에게 이제 무언가를 결정하는 결단력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보통 일도 아니고 엄마의 생명이 오고 가는 상황에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서윤은 의사의 옷자락을 덥석 잡았다. “다른, 다른 방법은 없어요? 뭐라도 해보세요. 아니면 그냥 의사 선생님이 결정해 주세요. 전 다 따를게요.” 하지만 당연히 보호자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결정이 어려우시면 일단 ECMO를 다는 게 좋겠네요. 동생분 오시면 다시 얘기하시죠.” “무슨 모요?” 마지막 희망을 본 듯 이서윤은 눈을 반짝였다. “체외에 연결하여 폐, 심장 기능을 대신하는 장치입니다. 심각한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가 호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잠깐은 시간을 끌 수 있을 겁니다.” “위험한 건가요?” “아니요. 그리고 지금으로서 시간을 끌려면 이 방법뿐입니다.” “네. 그거로 해주세요. 그거로.” 하지만 의사가 다시 이서윤의 손목을 잡았다. “미리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