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장 차라리 좋아하려고
안승원은 신강인이 신사다운 교수라는 것과 자신의 빠른 판단 능력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곧바로 양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 약상자를 싸서 신강인에게 건네주며 한수호에게 빨리 가자고 눈짓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두 사람이 호텔 문 앞에서 싸움을 벌였을 수도 있었다.
차에 올라타고 나서, 안승원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왜 굳이 신 교수를 자극하려고 하냐?”
“내가 자극했다고?”
한수호는 파란색 소매 단추를 돌리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
“네가 자극하지 않았다고? 신 교수가 이 비서의 남자 친구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걸 꺼내서 이 비서에게 가져다주라고 했잖아...”
안승원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녀석은 심보가 왜 이렇게 못됐지?’
안승원이 다시 물었다.
“이 비서가 그렇게도 미운 거야?”
비즈니스 차량은 뒷좌석 사이에도 콘솔 쿠션이 있었기에, 한수호는 팔꿈치를 콘솔 쿠션에 올려놓았다.
그의 표정은 창밖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에 의해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가를 반복했다.
“내가 누굴 미워해?”
“이 비서 말이야.”
한수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안승원을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안승원은 계속해서 말했다.
“신 교수가 이 비서의 남자친구인 것을 떠나, 두 사람이 단순한 친구나 썸 타는 사이라고 해도 네가 그렇게 행동하면 이 비서를 난처하게 만드는 거잖아. 이렇게 괴롭히는 건... 미워하는 게 아니면 뭐야?”
한수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난 이서아를 미워하지 않아.”
‘지금은 차라리 좋아하려고.’
...
이서아가 내일 일정을 정리하고, 배달원이 곧 도착할지 확인하려고 휴대폰을 꺼내려던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서둘러 문을 열자, 신강인이 서 있었다.
“신 교수님, 무슨 일이세요?”
호텔 복도의 따뜻한 전구색 조명 아래, 신강인은 베이지색 스웨터를 입고 있어 부드러운 인상을 풍겼다.
“하윤 씨의 약을 받으러 내려갔다가, 마침 배달원이 서아 씨의 약을 가지고 있길래 대신 가져왔어요.”
이서아는 순간 멍해졌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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