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장 혼자 죽을 순 없어!

이서아는 담담하게 주용진을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 “주용진 씨, 사람을 잘못 보셨어요. 저는 당신이 말하는 미연 씨가 아닙니다.” “오,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군요.” 주용진은 마치 큰 깨달음을 얻은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서아 씨는 미연 씨가 아니라, 경찰에 열심히 정보를 제공한 훌륭한 시민이죠. 당신 덕분에 내 술집이 지금까지도 영업 정지를 당하고 있거든요.” 이서아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주용진은 그녀를 겁주지 못하자 씁쓸하게 웃으며 한수호를 보았다. “한 대표님, 큰 인물이 오셨으니, 제가 안내해 드리죠. 여기는 제가 가장 잘 아니까요.” “좋아요.” 주용진은 한수호의 얼굴에 놀람이나 경계심이 없음을 보고 자신이 또다시 무시당했다고 느꼈다. 연달아 두 번이나 무시당하자, 그는 돌아서서 소리쳤다. “이런 개새끼들! 아직도 안 꺼져? 너희들이 손님들을 겁주고 있잖아.” 두어 무리의 개들은 즉시 귀를 축 늘어뜨리며 두 번 짖고는, 날카로운 이빨을 거두었지만 떠나지 않고 계속 주변을 맴돌았다. 주용진은 그럴듯하게 그들을 마을 안으로 안내하며 소개했다. 이서아와 신강인이 함께 걷고 있었다. 신강인이 문득 이서아에게 물었다. “그날 밤 술집에서 납치당한 게 이 사람이 지시한 건가요?” 이서아는 입을 꾹 다물며 말했다. “네.” 신강인은 안경을 한 번 밀어 올리며, 렌즈로 가려지지 않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였다. 마을의 길은 흙길이었고, 울퉁불퉁한 데다가 잡초가 무성해 모기와 벌레가 많았다. 신하윤은 짧은 치마를 입고 하얀 다리를 드러내고 있어서 모기에게 물려 여러 군데가 부어올랐다. 그녀는 참을 수 없어 한수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투정 부렸다. “수호 오빠, 다 봤죠? 여기 별거 없어요. 그냥 하찮은 마을일 뿐이에요. 우리 가요.” 한수호는 신하윤에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녀가 자꾸만 그에게 스킨쉽을 하는 행동에 반감을 느꼈다. 예전에는 신하그룹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 약간은 관대하게 대했다. 또 다른 이유는 신하윤이 이서아가 소개한 여자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