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장 같은 사람

이서아는 심호흡을 했다. 그 일은 고작 2달이 지났지, 2년이 지난 게 아니었다. 그래서 이서아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한수호는 그때 그녀를 프로젝트와 바꾸려 했던 건 사실이다. 지금 말을 바꾸는 건 시간이 흐르면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서아는 한수호의 논리에 이끌려 가지 않기로 노력했다. 그리고 묵묵히 테이블 위에 놓인 약상자를 정리했다. 모혜정이 가져다준 가습기를 방으로 가져가 전원을 켜고 고운 물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오렌지 향은 정말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한수호는 소윤정을 보호하기 위해 배상금도 두 배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의 여자라면 누구든 보호를 받게 된다. 오직 그녀만이 한수호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이용당할 뿐이었다. 이서아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시간은 벌써 11시가 넘었는데 이서아는 큰 언니 이서윤에게 전화해 엄마의 몸 상태를 물어보려 했다. 이 시간에 이서윤은 보통 깨어 있다. 평소였으면 이서윤은 전화를 받았겠지만 오늘은 이서아의 전화를 아예 끊어버렸다. 이서아가 미간을 구겼다. ‘무슨 일이 있는 거지?’ ... 같은 시각, 용산 병원. 평화로워야 할 병실 안에서 심전도 모니터의 다급하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즉시 달려왔다. 한 사람은 침대를 평평하게 눕히고, 다른 한 사람은 신속하게 진영자를 위해 각종 검사를 하더니 높은 소리로 말했다. “제세동기 가져와!” 간호사는 기계를 밀며 복도에서 달려왔다. “보호자분, 비켜주세요!” 이서윤은 황급히 길을 비켜 구석으로 물러서고는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했다. 간호사가 기계를 전원을 켜고 의사는 다리미처럼 생긴 제세동기를 양손에 쥐며 말했다. “200 쥴 진행해!” 간호사는 패드를 진영자의 가슴팍에 붙였다. 이어서 진영자의 몸은 ‘다리미’를 따라 펑 소리와 함께 위로 올라갔는데 심전도 모니터에는 여전히 직선밖에 보이지 않았다. 의사가 또 말했다. “한 번 더!” 제세동기가 두 번째로 진영자의 가슴팍에 닿았다. 펑 폭발하는 소리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