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장 사실 아니었다

한수호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서아는 본능적으로 손을 빼려고 했지만 한수호는 핀셋으로 솜뭉치를 집어 소독약을 적신 뒤 그녀의 손바닥에 꾹 눌렀다. 이서아는 저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한수호는 웃음기가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는 계속 솜뭉치로 손바닥에 난 상처를 닦았다. 이 상처들은 이서아가 나무를 기어오르다가 쓸려서 난 상처였다. 옅지도 깊지도 않은 상처였지만 붕대를 감지 않고 손을 씻어 그런지 겉으로 드러난 상처가 조금 하얗게 발했다. 이서아는 그가 언제 이 상처들을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신강인이 한참 동안 옆에 있었는데도 그녀의 상처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한수호가 말했다. “밴드 정도는 붙일 수 있었잖아.” “찰과상이랑 2, 3일 있으면 괜찮아질 거예요.” 한수호는 연고를 상처 위에 짜고는 면봉으로 살살 발랐다. “파상풍으로 죽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 말 참 예쁘게 해. 한 손을 다 처리한 후 한수호는 다른 한 손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서아가 한발 앞서 핀셋을 잡고는 솜뭉치에 소독약을 적셨다. “대표님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게요. 나 혼자 처리해도 돼요.” 한수호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티슈로 손을 닦고는 덤덤하게 말했다. “사람이 올 때까지 가만히 있으면 되지. 왜 그렇게 난리를 친 거야.” 이서아가 대답했다. “스스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 보려고요.” 한수호가 말했다. “참 예쁨을 받지 못할 성격이네.” 이서아는 그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한수호는 모든 걸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그녀를 비꼬고 있었기에 이서아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굳이 그 누구의 예쁨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조명 아래 비친 한수호의 얼굴은 우아하고 잘생겼다. 검은 눈동자는 호수처럼 차분했다. 이서아는 자신의 상처에만 집중하고 그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약을 다 바른 후 그녀는 실례가 되지 않은 선에서 한수호를 내쫓으려고 했다. “대표님의 약상자 덕분에 많이 괜찮아졌어요. 대표님도 이제 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