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장 미행범

호텔 매니저는 주저했다. “그건... 안 될 것 같습니다. 17층에 다른 고객님들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이건 고객님들의 프라이버시가 관련된 거라 제가 함부로 결정 내릴 수 없습니다. 저의 상사에게 여쭤봐야 할 것 같네요.” “가서 여쭤보세요. 그런데 제가 언제든지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세요. 어쨌든 제가 미행당하고 방해를 받았으니까요. 경찰이 오면 감시 카메라 영상을 돌려볼 수 있는 거죠?” 이서아가 침착하게 말했다. 그러나 매니저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 웃으면서 말했다. “고객님은 실질적인 방해를 받지 않으셨잖아요. 미행도 고객님의 추측 아닙니까? 경찰이 와도 입건해 주지 않을 겁니다. 고소장이 없으면 저희도 감시 카메라 영상을 지킬 권리가 있거든요.” 그러자 이서아가 말했다. “아, 네. 그런데 어제저녁에 19층에 머무르는 한 대표님도 17층에 계셨어요. 한 대표님도 하마터면 그 미행범에게 공격받을 뻔했고요.” 한수호를 언급하자 매니저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매니저는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웨이터에게 확인했다. 그때 웨이터가 매니저의 귓가에 대고 무슨 말을 했는지 매니저의 표정이 엄숙해졌다. 매니저는 이서아에게 조금 기다려 달라고 하고 휴대폰을 들고 가서 호텔 사장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습니다. 대표님.” “수호도 공격받을 뻔했다고?” 반대편의 남자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매니저는 목소리를 낮췄다. “네. 그래서 대표님께 여쭤보려고 연락드렸습니다. 감시 카메라 영상을 보여드려야 할까요?” “여자 고객이라고? 이름이 뭔데?” “성은 이 씨인데 성함은 아직 안 물어봤습니다. 지금 물어볼까요?” 그런데 수화기 반대편에 있는 남자가 갑자기 웃었다. “이 씨라고? 이서아? 그 여자였어?” 매니저는 그의 말투가 왜 갑자기 변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보고 싶다면 보여줘.”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남자는 휴대폰을 내던지고 별장의 개인 수영장에 뛰어 들어가 두 바퀴 헤엄쳤다. 매니저는 통화를 마치고 이서아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