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장 도촬

소윤정이 말했다. “어제 백인하 씨를 한 대표님 사무실로 유도해서 저와 한 대표님을 찾게 했잖아요. 자칫하면 큰일 날 뻔했어요.” 이서아는 옆으로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빛 가리개를 내렸다. 소윤정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크루즈에서 있었던 일 이후로 이서아 씨는 스타 그룹을 떠났는데도 불구하고 한 대표님에 대한 소유욕이 여전히 있으신가 보네요. 제가 대표님과 옛정을 나누려고 하는 것까지 방해하려고 하는 걸 보니.” ‘방해?’ 이서아는 그때 백인하가 사무실에 갔을 때, 그저 사후의 상황만 목격했을 거로 생각했다. ‘설마, 일을 중간에 방해한 건가?’ 그 장면을 상상하니 이서아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렸다. 이때, 승무원이 다가와 예의 바르게 물었다. “두 분, 식사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레몬 물 한 잔만 주세요. 감사합니다.” 이서아는 약간 메스꺼웠다. 승무원이 레몬 물을 따라 주자 이서아는 곧바로 받아 마셨다. 소윤정의 목소리는 승무원보다 더 낮았지만 조금 날카로웠다. “이서아 씨, 사실은 나와 한 대표님의 관계를 신경 쓰고 있는 거죠... 아니면 질투하고 있는 건가요?” 이서아는 비즈니스석에 비치된 일회용 안대를 뜯어내며 마침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죄송한데, 좀 피곤해서 잠을 좀 자야겠어요.” 소윤정은 잠시 멍해졌다. 이서아는 이미 안대를 쓰고 의자를 조정한 뒤, 두 손을 배 위에 포개고 편안하게 잠든 듯한 모습이었다. “...” 소윤정은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많은 말을 했는데도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고, 갑자기 잠을 자겠다고 하다니. 무시하면서도 조용히 하라는 태도에 한 방 먹는 기분이었다. ‘보기와 다르게 당돌한 면이 있네?’ ... 세 시간 후, 비행기는 수원에 착륙했다. 공항 밖에는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된 차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고, 짐도 전담 직원들이 나르고 있었다. 이서아와 신강인은 앞에서 함께 걸었다. 그때 신강인이 휴대폰의 비행기 모드를 해제하고, 앨범을 열었다. “이거 봐요.” 그들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