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장 자리 교체

이서아는 한수호의 말에 살짝 고개를 들었다. ‘백인하가 이것까지 얘기한다고?’ 신강인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이서아는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한수호는 차갑게 말했다. “잘 모르겠다고 하면 다야? 어제 회의 끝나고 내가 전화했을 때 왜 받지 않았어?” 이서아는 휴대전화를 꺼내며 의문을 표했다. “이런... 전화가 온 걸 못 봤는데요. 한 대표님, 몇 시에 전화 주셨죠? 확인해 볼게요.” 그녀는 한수호가 저녁 8시에 전화를 했다는 말을 꺼낼지 궁금했다. 한수호는 지긋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승원은 두 사람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화제를 바꾸기 위해 소리쳤다. “소윤정 씨가 제일 늦게 왔어요.” “하지만 제가 버블티를 사 왔잖아요. 용산 공항에 새로 생긴 버블티 가게 있거든요. 지나가다 줄 서서 샀어요.” 소윤정은 빨간색 니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V자 옷깃 디자인에 성숙하고 섹시한 분위기를 풍겼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베이지색 코트 하나만 입고 있었다. 이서아와 신강인은 자리를 비켜 주었다. 소윤정은 버블티를 테이블 위에 놓고 참석자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런데 한수호에게는 건네지 않았다. “한 대표님은 이거 안 드실 거 같아서 안 샀어요.” 두 사람은 친숙한 사이 같은 뉘앙스였다. 한수호는 고개를 끄덕였고, 안승원이 웃으며 말했다. “저도 이거 안 좋아해요. 젊은 분들 드세요.” 그는 자기 비서에게 버블티를 넘겼다. 그러자 비서는 소윤정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소윤정은 이서아에게도 한 잔을 건넸다. “이거 대표 메뉴예요. 한번 드셔보세요.” 이서아는 고맙다고 말하며 소윤정이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는 것을 느꼈다. 이서아는 가벼운 화장을 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탑승 안내 방송이 나오자, 그들은 천천히 비행기에 올랐다. 그들은 모두 비즈니스석을 예약했다. 이서아와 신강인은 같은 줄에 앉았다. 소윤정이 신강인에게 다가와 말했다. “신 교수님, 자리 좀 바꿔주실 수 있나요? 이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