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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장

“정말 내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난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계속 말했다. “난 배 안 고파, 너 혼자 먹어.” 임세린은 이마를 찌푸렸다. 내 대답이 불만스러운 모양이었다. “정말 배가 안 고픈 거야? 아니면 나랑 같이 밥 먹기 싫은 거야? 우리 같이 밥은 지도 오래됐잖아.” 이 말을 들은 순간 마음이 아팠다. 그래! 우린 확실히 오랫동안 같이 밥을 먹지 않았지. 금방 결혼했을 땐, 분명 내가 해준 요리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나도 내가 만든 새 요리를 계속 집어주곤 했지. 하지만 언제부터 우리 사이가 나빠진 건가? 밥까지 같이 안 먹을 정도로. 유강우? 아니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녀가 처음 외박할 때부터, 난 그녀가 집에서 밥을 먹지 않은 이유를 잊어버렸다. 왜냐하면 기억할 필요가 없으니까. 물론 처음에는 그저 내가 만든 음식이 오성급 요리사보다 못해서 그런 줄 알았다. 아직도 기억난다. 내가 매일 영상을 보면서 요리를 배운 날들이. 심지어 일기까지 쓰면서 내 소감을 적었다. 하지만 그 일기도 여기로 이사 올 때, 잊어버리고 말았다. 임세린이 정말 잊은 건지, 아니면 다른 원인 때문에 이런 건지, 중요하지 않다. 과거의 사랑이 현재를 의미하는 건 아니니까. 지난 일도 현재 상황에 적합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가볍게 웃었다. “밥이 뭐가 맛있다고? 같이 먹을 필요 있나? 어디서 먹든, 다 먹는 거잖아.” 임세린은 이마를 더 깊게 찌푸렸다. 그녀는 아마 내가 이렇게 대답할 줄 예상 못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요리에 열정이 있었던 사람이 갑자기 흥미를 잃고 이렇게 생각한다는 건 말도 안 되니까. 물론 난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둘러댄 대답일 뿐이었는데, 임세린은 뭔가 생각난 듯했다.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하얀 손으로 내 목을 감싸며 말했다. “아직도 설아 때문에 화난 거야?” 그녀의 눈빛은 아주 진지했다. 너무 진지해서 거짓말로 그녀를 속이기 부끄러울 정도로. 아쉽지만 난 진담으로도 충분히 둘러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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