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내 말을 들은 임세린의 이마가 풀리더니, 또다시 찌푸려졌다.
“이 요구는 안 돼. 다른 거로 바꿔.”
난 약간 의아해했다.
여행이 안 된다고?’
계약서에 분명 나한테 자유를 주겠다고 했잖아? 더구나 임세린이 먼저 내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했다.
설마 내가 바깥세상을 좀 보고 싶은 것도 잘못인 건가?
임세린은 내 화를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날 통제하고 싶은 욕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뿐이었다.
화 풀라고하면 화 풀어야 하고, 집에서 나가라면 나가야 하고, 나한테 자유를 주겠단 약속도 언제든지 번복할 수 있다.
왠지 모르게, 갑자기 마음속에 무언가가 깨진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난 임세린 손아귀에 있는 노리개였다.
마치 정교한 꼭두각시처럼 그녀가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왜 지금의 내가 이렇게 낯설어졌는가 했더니, 난 이미 내가 아니었다.
난 임세린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 제일 비참한 건, 내가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임세린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녀는 더 많은 걸 원했고, 나에 대한 요구도 더 많아졌다.
임세린에게 있어서, 난 자유를 갈망하면 안 되고 자기의 생각도 있어선 안 된다. 모든 행동과 의지에 임세린이란 세글자가 적혀있어야 했다.
만약 예전이라면 난 상관없을 것이다.
나쁠 게 뭐가 있겠는가? 이 여자는 내가 사랑하는 임세린이이까.
내 머릿속에 온통 임세린뿐이라고 해도 난 로맨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괴롭힘이 나의 사랑을 너무나도 많이 소모했다.
내 몸, 그리고 정신, 의지, 모든 게 반항하려고 한다.
물론 난 여전히 임세린을 사랑한다. 하지만 내 사랑이 너무 깊이 숨겨졌고, 내 사랑이 너무 비굴해서 함부로 드러낼 용기가 없었다. 심지어 가끔 난 내가 원치 않은 행동까지 했다.
어쩌면 단순한 자아 방어 본능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그냥 임세린한테 화풀이하고 싶은 걸 수도 있다.
난 빛을 갈망했다. 하지만 하느님은 내 기도를 무시하셨다. 결국 난 어둠으로 추락했고 내 의식이 구원의 기회를 주었다.
연기를 배운 난 가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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