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난 죽을 때까지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다.
심지어 병든 사람이 나인지 아니면 이 팬들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 사람들은 진실에 관심 없었고 자기가 사랑하는 연예인이 다쳤다는 것에만 신경 썼다.
비록 내가 약자이고, 결혼을 지키려고 하는 쪽이었지만, 여전히 팬들의 악독한 저주를 들어야 했다.
난 다시 한번 느꼈다: 사랑받지 못하는 쪽이 애인이다.
난 갑자기 역겨웠다.
그러니까 사랑이란 감정은 예의와 도덕을 버린 채, 사랑했던 사람과의 아름다운 기억을 지우고 새 사람의 품에 안기는 것이란 말인가?
이건 일종의 폭력 아닌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사하는 폭력 말이다.
난 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울증 환자로서 그 사람들의 머리가 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기사가 인기 검색어에 걸려 있은 지 2시간 정도가 지난 후, 난 박겸의 문자를 잔뜩 받았다.
모두 날 걱정하는 내용이었고 나도 답장을 보냈다.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비록 박겸은 믿지 않겠지만, 난 정말 지금 내 상태가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
자기만의 세상에 빠졌으면서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판단 능력을 잃지 않은 우울증 환자, 이거면 되는 거 아닌가?
난 나와 임세린의 사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임세린은 자주 날 보러 오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는 아무런 얘기도 나누지 않았지만.
사람은 잃은 후에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
임세린은 지금 그런 상황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나중에 임세린이 내가 집에서 죽은 모습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그 느낌이 지금보다 더 아프지 않을까?
가끔 이런 악독한 생각도 머리를 쳐들었다.
그리고 주위가 조용할 때면 자기도 모르게 자꾸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에 내 우울증이 임세린의 앞에서 발작하지 않았다면, 그녀 앞에서 그런 미친 짓을 하지 않았다면, 임세린은 내가 자기 때문에 미쳤다는 것을 알기나 했을까?
난 그 물음의 답을 몰랐다. 심지어 임세린도 모를 것이다.
심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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