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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눈 밑에는 연한 다크써클이 보였고 입술도 예전처럼 빨갛지 않았다. 마음이 아팠는지 아니면 본능적인 반응인지 모르겠지만, 난 임세린한테 다가가 말했다. “휴식도 좀 하면서 일해.” 임세린은 내 말을 듣고 멈칫하다가 믿기 힘든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주환아!” 임세린은 울음을 터뜨렸고 나를 꼭 껴안았다. 이런 반응에 난 어쩔 바를 몰랐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난 손은 지금 있어야 할 곳을 잊어버린 것처럼 어색했다. 하여 한참을 망설이다 가볍게 임세린을 품에서 밀었다. 비록 임세린을 껴안고 있는 느낌이 좋았지만, 난 내 환자 신분을 잊지 않았다. 난 정신병 환자다. 임세린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가 다시 입을 막고 울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난 이해할 수 없는 아픔이 담겨 있었다. ‘나 때문에 우는 건가?’ 그런 것 같았다. 그 뒤에, 우리는 등산했다. 그 산은 우리가 연애하고 있었을 때 함께 올랐던 산이었다. 겨우 800미터 정도라 높은 산은 아니었고 정상인이라면 누구나 다 오를 수 있는 정도였지만, 난 그 산이 싫었다. 수십 개의 계단을 올라, 위에 있는 돌 탁자와 돌 의자를 보면 전에 나와 임세린이 이곳에서 함께 웃고 떠들며 휴식하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나와 임세린의 분위기는 낯선 사람처럼 서먹서먹했다. 난 화제를 찾으려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할 말이 없었다. 난 그제야 깨달았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얘기 나누면서 화제가 끊기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나의 말재주가 좋아서가 아니라 상대가 맞춰줬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어색하고 이상한 화제라도 모두 받아 주니 말이다. 난 머리를 숙인 채 내 모든 생각을 감추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고 임세린도 아무 말도 없이 내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2시간이 넘는 등산길이었지만, 임세린은 힘들다고 한 적이 없었고 휴식하자고 한 적도 없었다. 이건 예전의 임세린과 달랐다. 아마 그녀도 과거 자신의 모습을 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안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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