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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눈물은 댐이 무너진 강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난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말라 터진 입술을 핥고 추재은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물을 달라고 했다. 추재은은 단 몇 초 만에 바로 물을 들고 왔다. 물 온도는 마시기 딱 좋았다. 분명 금방 부은 물이 아니었지만, 따뜻했다. 굳이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추재은 일정한 시간마다 물 한 컵을 부어 놓고 내가 정신을 차리고 마시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난 너무 목이 말랐기 때문에 거절하지 않았다. 마시지 않으면 내 목이 당장 타 버릴 것 같았다. 난 단숨에 전부 마셔 버리고 컵을 다시 돌려주었다. “더 줄까?” 추재은은 관심이 가득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고 눈빛에는 두려움과 걱정이 가득했다. 난 머리를 저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결국 박겸이 나를 들어 벽에 기대게 해주었다. “왜 그런 짓을 했어?” 박겸은 눈썹을 깊게 찌푸리고 말했다. 그는 나와 임세린의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자살할 줄은 몰랐다. 오늘 마침 가보지 않았더라면 내 시체가 썩어가고 있어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난 자살하려 한 게 아니야. 그냥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몰랐을 뿐이야.” 난 미안함이 담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박겸은 눈썹을 더 깊게 찌푸렸고, 추재은은 또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이런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내 휴대폰이 울렸다. 갑작스럽고 시끄러웠다. 박겸은 휴대폰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하고 자기도 모르게 거절 버튼을 누르려 했지만 결국 충동을 꾹 참고 나한테 보여 주었다. “받아.” 난 무기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박겸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를 힐끔 쳐다보고 수락 버튼을 눌렀다. “강주환, 너 지금 어디야? 너 추재은과 같이 있지? 넌 결혼한 사람이라고, 아내가 있잖아! 너 이거 바람이야, 알아?”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임세린은 마침 큰 억울함을 당한 사람처럼 말이 잔뜩 쏟아져 나왔다. 난 심지어 말투에서 분노도 느낄 수 있었다. ‘대체 왜 화를 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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