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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임세린은 내 목을 잡고 벽에 밀었다. 그녀의 힘은 작지 않았고 난 숨쉬기가 힘들었지만 반항하지 않았고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 당시 내가 무슨 생각 했는지 나조차도 몰랐다. 아마 임세린의 손에 죽어버려서 자기 손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기분을 느끼게 하려는 듯했다. 어쨌든 이해가 안 됐다. 난 우울증에 걸린 듯했다. 둘째 삼촌이 할머니를 데려간 뒤로는 혼자 있을 때, 가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다. 너무 무서웠다. 난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면서 수도 없이 많은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 겨우 며칠이 지났다고, 네가 나한테 했던 일들을 잊기를 바라는 건 아니겠지?” “내가 더러워? 그런 거 아니라고!” 임세린은 내 목을 잡고 있던 손의 힘을 풀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무언가를 증명하려 했다. 난 숨을 헐떡이며 임세린의 말을 무시했다. 내가 바람이 맞는지 아닌지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제 와서 이런 일을 따져봐야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날 못 믿어?” 임세린은 내 표정을 보고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이 더 적극 해명하려 했다. “뭘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네 스캔들을 못 본 척하라는 거야? 임세린, 너 때문에 난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어. 지금 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내 웃음 소리는 허무하고 호탕했다. 난 이유 모를 상쾌함을 느꼈다. 아마 임세린의 이런 모습을 본 탓인 것 같았다. 사실 이게 보복 심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보복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런 마음에 등이 떠밀려 여전히 이런 이성적이지 않은 일을 저질렀다. 임세린의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리 해명해도 내가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해명하려 하지 않았고 그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 일은 결국 그렇게 막을 내렸다. 임세린은 나가면서 시간이 증명할 거라고 했다. 난 헛웃음만 나왔다. 시간이 뭘 증명할 수 있을까? 바람피운 상대가 하나뿐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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