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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장

서둘러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린 고아라는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한기철에게 올라가서 쉬겠다고 말하고 일어나 살금살금 위층으로 향했다. 한기철은 그녀가 도둑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살금살금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자못 불쌍해 보였다. “하하하, 웃겨 죽겠어!” 위층에 올라선 고아라가 계속 살금살금 조용히 자기 방으로 돌아가려고 한 순간, 방자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돌아볼 필요도 없이 최준태인 것을 알았다. 최준태는 최현우 방문에 기대서서 깔깔대고 웃으며 크게 웃을 때는 허벅지를 툭툭 내리치기도 했다. 그 장면은 고아라도 웃고 싶게 만들었다. “아라야, 현우랑 재밌게 사는구나! 정말 어울려. 하하하.” 최준태의 혼은 최현우가 차고 있는 손목시계에 있었다. 하여 최준태는 최현우와 고아라의 모든 대화를 들었다. 중간에 나오고 싶었지만 나오면 젊은 부부의 대화가 끊길까 봐 그는 계속 도청자처럼 듣고만 있었다. 웃겨 죽겠는데 웃지 못해서 최준태는 괴롭기까지 했다. 이제 최현우는 들을 수 없으니 마음 놓고 웃을 수 있었다. 고아라가 최준태를 노려보자 그는 한참 웃고 나서야 웃음을 그쳤다. “아라야, 네가 많이 이해해 줘. 현우 그 녀석은 원래 그 꼴이었어. 가끔은 나도 때리고 싶었다고. 근데 사실은 마음씨가 착하고 좋은 애야. 더 많이 알아가면 정말 좋은 사람인 줄 알 거야. 걔 아빠가...” 장남이 한 일이 생각나며 최준태는 잠시 멈칫했다. 손자며느리에게 최씨 일가의 유일한 스캔들을 알려 가풍이 좋지 않다고 싫어할까 봐 걱정되어 최준태는 당분간 사실을 얘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최씨 가문의 가풍은 줄곧 좋았는데 장자가 잘못을 범해 오늘날에는 회복하고 싶어도 회복하기 어려웠다. 최현우의 고약한 성질은 그의 가정과도 관련이 있었다. 비록 최준태 부부가 키웠지만 친부모의 갈등은 여전히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었다. 한동안 최현우는 말도 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입도 벙긋하지 않았는데 가끔 동우랑 얘기하는 걸 보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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