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장

기사 전지호가 별장 앞에 서 있는 고아라를 보며 최현우에게 말했다. “대표님, 아가씨입니다.” 최현우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도 고아라인 줄 알고 있었다. 최현우의 답을 받지 못한 전지호는 어쩔 수 없이 고아라의 곁을 지나 별장으로 들어갔다. 경호 차량도 마찬가지였다. 이현은 차 문을 내려 고아라를 쳐다보기는 했다. 최현우의 차가 들어간 후, 고아라는 다시 어두운 곳을 바라봤지만 남도준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조금 전 차의 전조등이 그를 다치게 했는지는 몰라.’ 고아라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남도준 씨는 정말 죽어서도 평안하지 못하네.’ 눈을 감았다 뜬 고아라는 돌아서 들어가려다 최현우의 품에 안길뻔했다. 깜짝 놀라 뒤로 급하게 물러서다 고아라는 오히려 바닥에 주저앉으며 본능적으로 소리를 냈다. “아야!” 최현우의 시선이 흔들리며 그녀를 잡아주려고 손을 움직였지만 잡아주는 것을 포기한 건지 아니면 동작이 빠르지 못했는지 결국 신혼인 아내가 그의 앞에서 넘어지는 것을 빤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 때문에 놀란 건가? 내가 뭐 얼마나 무섭다고.’ 최현우는 외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고 눈빛이 날카롭고 차가워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고아라는 처음 그의 앞에 나타날 때부터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인 적이 없었다. 고아라는 최현우처럼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진 후 혼자 일어나 옷을 털며 최현우에게 하소연했다. “최현우 씨, 귀신이세요? 뒤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면 어떡해요! 너무 놀랐잖아요. 사람이 사람을 놀라게 해 죽인다고 정말 놀라서 죽을 뻔했어요!” 많은 귀신을 만나도 놀란 적 없었지만 하마터면 최현우라는 산 사람 때문에 놀라서 죽을 뻔했다. ‘주변에 귀신이 없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귀신도 웃겨 죽겠어.’ 최현우가 입술을 달싹였다. 그가 말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와 공통된 화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