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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왜 자신을 파시겠다는 말은 안 하시고!’ “어르신, 긴장하실 필요 없이 편히 시승해 보세요. 실수로 어디 부딪히신다고 해도 보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이현은 고정태가 고아라를 키운 사부, 사부보다는 양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두 사제가 부녀간의 정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정태는 입으로 계속 필요 없다, 필요 없다고 하면서도 그 손은 참지 못하고 차 키를 향해 내어졌다. 차에 대한 사랑은 결국 체면을 이겨냈다. 고정태는 방긋방긋 웃으며 기쁨을 주최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으로 마이바흐를 향해 갔다. 그는 평생 이렇게 비싼 차를 살 능력이 없었고, 고아라가 돈을 벌어 그에게 좋은 차를 선물할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 그저 염치 불구하고 지금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어차피 시승도 최현우의 뜻이었다. 고아라는 애초에 고정태가 꼬임에 넘어갈 것을 예상했지만,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눈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이현과 전지호에게 말했다. “지호 씨, 이현 씨. 두 분은 따라가시는 게 좋겠어요. 사부님께서 기쁨에 겨워 여기저기 다니며 사고 치면 제가 최현우 씨한테 뭐라 할 말이 없어요.” 이현과 전지호가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전지호가 이내 달려가 조수석에 타고 이현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고아라는 고정태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호텔로 들어가 1층 휴게소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핸드폰을 꺼내 배달의 민족 어플을 열고 배달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다. 여러 가게를 둘러보고 요리도 보고 가격도 보며 세 곳을 비교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고아라는 자신을 위해 닭볶음탕을 주문하고 고정태를 위해 오리볶음을 주문했다. 두 요리를 나눠 먹으며 사제는 또 한 끼를 풍족히 먹을 수 있을 것이었다. 고아라는 버블티 한 잔도 주문했다. 배달은 30분 정도 소용되었다. 고정태는 최현우의 마이바흐를 시승하고 있었는데 멀리 달릴 엄두는 나지 않아 그저 근처 한 바퀴 돌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 정도만으로 고정태는 매우 만족하며 싱글벙글 호텔로 들어서 방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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