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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임영애가 뛰쳐나왔다. 그 동장과 그 기세는 아프다는 사람과 자못 거리가 있었다. 고아라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싸울 때의 기세가 임영애만큼 뛰어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이현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자, 자. 보세요. 이제 바닥에 주저앉을 거예요.” 고아라가 눈을 깜빡였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임영애는 바닥에 앉아서 무릎 치고 울며 아들이 소용없다고 욕했다. “아이고! 아들놈 키워봤자 소용없다더니! 효도도 하지 않고 와이프 무섭다고 힘들게 키운 엄마한테 뭐라 하다니! 아이고! 이 배은망덕한 아들놈을 어떡할까! 내가 어쩌다 독한 며느리를 들여서! 아이고! 나 죽네! 나 죽어! 제명까지 못 살겠어!” 임영애는 자리에 앉아 구르며 할 수 있는 심한 말은 전부 입 밖으로 내뱉었다. 고아라는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임영애를 지켜봤다. 그녀는 이런 연극을 많이 보았다. 조개 마을의 일부 어르신들도 이런 연극을 펼치고는 했다. 때로는 마을 사람들끼리 갈등이 있을 때 고정태에게 조정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그녀도 함께하면서 비슷한 상황을 많이 마주했다. 말하다 보니 그녀의 사부, 고정태는 조개 마을에서 신적인 존재처럼 못 하는 게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작은 병에 걸리면 병원은 가지 않고 산속으로 달려와 고정태에게 도움을 청했다. 고정태도 마을 사람들의 병세를 그르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의학 서적을 뒤지며 독학으로 의술을 배우며 의사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비록 의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반 정도는 의사로 봐도 되는 실력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고정태가 한약으로 그들의 병을 치료해 주자 존경심이 더 커졌다. 조개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부를 존경하고 있었기에 고정태는 때때로 오늘과 같이 조정자가 되어 마을 사람들의 갈등을 해결해 주고는 했다. 임영진은 이렇게 난리를 부리는 누나가 너무 창피했다. 임영진을 바로 나와서 임영애를 번쩍 들어 올려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누나, 걸핏하면 바닥에서 뒹굴지 좀 마. 어린애처럼 구는 것도 한두 번이지. 도하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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