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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임영애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아이고, 하느님! 이 불효한 며느리, 벼락이라도 내려 주세요!” 고아라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으나 하늘에는 크나큰 태양이 걸려있을 뿐이었다. 고아라가 최현우의 집에 있을 때, 마음속으로 하느님 욕을 몇 번 했더니 천둥도 치고 비도 약간 내렸었다. 전형적인 큰 천둥과 작은 빗방울이어서 그녀가 외출할 때는 가랑비가 멎어있었다. 그리고 이내 해가 뜨며 비는 온 적 없는 듯 자취를 감췄다. “됐어. 그만해, 누나. 도하 와이프랑 여기서 싸우지 마. 남들이 보면 웃어.” 임영진이 나서서 임영애를 달랬다. 남도하는 아내를 설득하러 옆으로 향했다. “좋은 아들을 낳고 좋은 며느리를 얻은 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이런 취급 받을 거면 차라리 죽는 게 나아! 내가 머리 찧어 죽고 말지 살아서 미움 사서 뭐 해! 아이고! 여보! 왜 나를 혼자 남겨두고 간 거야! 혼자 남겨두니 아들과 며느리한테 학대받고 괴롭힘 받잖아!” 임영애가 슬프게 울부짖었다. 눈물은 끈 떨어진 구슬처럼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나이가 들어 딸도 곁에 없고 아들과 며느리마저 그녀를 무시하니 그녀는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까 봐 무서웠다. 임영애는 말하며 임영진을 밀치며 울었다. “여기서 머리 찧고 죽어서 모든 사람에게 악독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죽였다고 알릴 거야!” 임영애가 정말 벽에 부딪히려고 달려들었다. “누나!” 임영진이 빠른 걸음으로 임영애에게 다가서며 그녀가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잡아당겼다. 누가 잡아당기며 말리는 탓에 임영애는 더 힘이 솟아 연극을 펼쳤다. 남도하의 아내가 외쳤다. “삼촌! 차라리 죽으라고 해요! 죽으면 제가 폭죽을 터트릴 거예요! 죽고 싶으면 죽게 놔두세요! 한번 해서 안 죽으면 두 번! 그것도 안 되면 칼로 목을 긋던 건물에서 뛰어내리든 하라고 하세요!” “유아야! 너도 그만해!” 소이현도 나서며 말렸다. 그녀는 임영애가 정말 죽을 생각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상습적인 수단일 뿐이었다. 이웃집 사람들도 하나둘 나와서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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