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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잠시 멈칫한 뒤, 설인아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천천히 내뱉었다. “직접 만들 거예요.” 그를 식사에 초대하는 건 약간 진심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결국 그건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유명자는 조금 놀랐지만 이내 설인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좋아요, 도련님이 좋아하는 건...” 그녀는 이런저런 말을 쏟아냈다. 설인아는 하나하나 기억해 두었다. 유명자는 설인아가 요리를 잘 못할까 봐 걱정되어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가씨, 제가 도울 게 있나요?” 그녀는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야 설인아가 요리를 못하는 데서 오는 어색함을 피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설인아는 고개를 저으며 그녀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했다. “괜찮아요,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본인 일을 먼저 하세요.” 유명자는 정말로 그냥 떠날 수 없었다. ‘만약 아가씨가 요리하다가 손을 다치면 도련님이 얼마나 상심할까?’ 유명자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별일 없어요. 지금은 아가씨를 도와드릴 수 있어요.” 설인아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좋아요.” 그 후 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냉장고에서 필요한 재료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채소를 다듬고 씻었다. 이내 그녀는 요리를 시작했다. 찜, 볶음, 볶음 조림 등 모든 요리가 손쉽게 완성되었고 유명자의 도움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설인아의 유연하고 능숙한 칼솜씨를 본 유명자는 깜짝 놀랐다. ‘아가씨가 요리할 줄 안다니!’ 부엌에 퍼진 진한 향기만으로도 유명자는 이 요리가 분명 맛있을 거라고 느꼈다. 유명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아가씨, 정말 잘하시네요!” 설인아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냥 그래요.” 사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그녀는 요리할 줄 몰랐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여자아이의 손은 부엌일을 하려고 있는 게 아니라고. 우리 인아는 손을 예쁘게 가꿔서 가장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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