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휴대폰은 탁자에 부딪히며 큰 소리를 냈고 박살이 나버렸다.
설형우는 허리에 손을 얹고 화가 치밀어 올라 가슴이 들썩였다.
이 불효녀 때문에 그가 남에게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꼴이었다.
‘얌전히 소개팅하면 안 되나? 미래에 나씨 가문의 모든 것이 자기 것이 될 텐데, 뭐가 부족하다는 거야?’
집안의 분위기는 극도로 어두워졌다. 설연우는 설형우의 분노에 겁에 질려 소파 구석에 움츠러든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나문숙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나문숙이 나서서 말리기를 바라는 듯했다.
나문숙은 그녀의 팔을 가볍게 토닥이며 위로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설형우에게 다가가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너무 화내지 마세요.”
그녀가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이 말 한마디에 설형우는 폭발했다.
‘쿵쿵쿵!’
설형우는 탁자를 연속으로 세게 내리쳤고 설연우는 몸을 더욱 움츠리며 벌벌 떨었다.
그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 나씨 가문에서 일주일 안으로 사람을 보내라고 했어!”
나문숙은 설형우의 팔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인아가 원하지 않는데 그냥 포기해요...”
그녀는 일부러 불을 지피려는 듯한 말을 내뱉으며 설형우를 더욱 화나게 만들려고 했다.
사실 나 회장은 그녀와 친척 관계였다. 그녀는 나 회장을 ‘사촌 오빠’라고 불렀지만 아주 먼 친척이었다. 그때 나 회장과 연결된 건 나문숙 덕분이었다.
설연우는 나문숙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소파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맞아요, 아빠. 며칠 전에 언니가 바에서 춤을 췄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원하는 만큼 놀지 못한 것 같아요.”
조금 전 그들이 전화할 때, 설연우는 나 회장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분명히 들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이렇게 말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설연우의 눈에는 잠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
‘설인아, 나를 원망하지 마. 그러게 누가 너더러 진수 오빠를 빼앗으라고 했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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