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차재욱은 피를 너무 많이 뽑은 탓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런데다가 진이나가 갑자기 품에 안기니 그는 몇 번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땅에 주저앉을 뻔했다. 그 모습에 진이나는 깜작 놀라 즉시 울음을 멈추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재욱아, 너 괜찮아?” 차재욱은 이를 악물었다. “죽은 것도 아닌데 왜 울고 난리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진이나는 그의 차가운 태도에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어머니께서는 현승이를 너무 보고 싶어하셨어. 네가 현승이를 보러 가지 못하게 했을 때부터 하루 종일 눈물만 흘리셨어. 현승이는 어릴 때부터 어머님이 직접 키운 아이인데, 이렇게 만나지 못하게 하다니… 그러니 어머님이 어떻게 견딜 수 있겠어? 재욱아. 제발 현승이를 데리고 와서 어머님한테 보여줘, 그렇지 않으면 행여 무슨 큰 병이 생길까 봐 걱정돼.” 그 말에 차재욱은 고통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 손자를 그리워해서 병이 날 수 있을 정도면, 당시 강서현이 아들을 그리워했을 때의 고통은 이보다 더 심하지 않았을까? 아들을 보지 못해 수년간 앓아온 우울증이 재발한 것을 생각하면 차재욱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잠시 후, 병원으로 옮겨진 최금희는 일련의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 뇌 혈관이 약간 막혀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 시간 후, 최금희의 의식이 돌아왔다. 눈을 뜬 순간 눈앞에 바로 보이는 차재욱의 모습에 순간 눈물이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재욱아. 난 이미 일주일 동안 현승이를 만나지 못했어. 제발 현승이를 만나게 해 줘. 그렇지 않으면 미쳐버릴 거야.” 차재욱은 휴지를 들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다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께서 강서현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셨다면 그렇게 이기적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머니와 현승이 사이의 감정이 어떻게 서현이와의 모자간의 정에 비할 수 있겠어요? 현승이가 보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고요? 그러면 서현이는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그 말에 최금희는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