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내가 의사도 아닌데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강서현은 코웃음을 쳤다.
“예전에 800cc를 헌혈했던 적이 있잖아. 그러니까 언제 체력이 회복되는지, 왜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안 보이는지 물어보고 싶어.”
그 말에 강서현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그건 당신이 원해서 그런 거 아니야? 400CC면 충분한데 굳이 400CC를 더 뽑으니까 그렇지. 그렇게 사랑이 많으면 자기 자신이나 사랑하고 아껴줘. 나한테 물어봐도 소용없어.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
그러자 차재욱은 다급하게 말했다.
“강서현. 800cc를 뽑아간다는 게 어떤 건지 체험해보고 싶어서 그랬어.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길래 네가 800cc나 수혈한 거야?”
“그건 당신이랑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 내 피는 내가 알아서 해.”
“하지만 넌 혈액 기능 장애가 있잖아. 앞으로 다시는 이런 모험을 하지 마. 만약 다음에도 헌혈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차라리 나한테 말해. 내가 헌혈할 테니까.”
차재욱의 말투는 부드러우면서도 애원하는 듯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의 말에 강서현은 그저 우습기만 했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나를 아주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건가?’
만약 4년 전이라면, 그녀는 분명히 이렇게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속에는 조금의 파동도 일어나지 않았다.
처재욱에 대한 그녀의 모든 감정은 그 눈 속에 묻힌 지 오래였다.
그녀의 기억 깊은 곳에 남아있는 건, 차재욱이 그녀에게 준 끝없는 상처뿐이었다. 그것 외에는 더 이상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모험을 하든 말든 그건 내 일이야. 당신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 그렇게 사랑을 베풀고 싶으면 매달 무상 헌혈을 하도록 해. 그러면 고마워할 사람이 분명히 있겠지. 확실한 건 절대 내가 아니란 거야.”
말을 마친 후,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통화가 끊기자, 차재욱은 괴로운 듯 눈을 감았다.
‘어떻게 강서현에게 접근하고, 그녀의 상처는 어떻게 메꿔야 하지?’
바로 그때,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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